중국 단둥에서 북한으로 넘어가는 중조우호교앞에 16일 오후 세관원들이 간부로 보이는 사람에게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단둥/이정용 기자
북-중 교역관문 현장 가보니
일반인 출입막아…세관업무 강화움직임 추정
물류 수송 평상시와 비슷…사진 촬영은 금지
일반인 출입막아…세관업무 강화움직임 추정
물류 수송 평상시와 비슷…사진 촬영은 금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북쪽 화위안로에 자리한 단둥교통물류중심은 북한을 오가는 화물트럭이 집결하는 곳이다. 주말 이틀간의 휴식을 마친 8~13t의 대형 화물트럭 30여대가 16일 오전 9시께 북한 신의주에서 단둥시로 넘어왔다. 이 트럭들은 압록강 철교 북단의 중국 세관을 통과한 뒤 곧바로 단둥교통물류중심으로 달렸다. 단둥교통물류중심에는 중국 각지에서 실려온 북으로 갈 화물들이 ‘평북’ 번호판을 단 북한 화물트럭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상용품 운송은 평소와 같아=하루 200여대의 화물트럭이 들르는 이곳 물류중심에서는 이날 바닥 타일과 양회 등 건축자재, 사과·귤 등 과일을 중국 트럭에서 북한 트럭으로 옮겨 싣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오전 내내 10t 트럭으로 네 트럭분의 사과가 북한 트럭에 실리는 걸 볼 수 있었다. 옌타이에서 싣고 온 귤도 10t 트럭에 옮겨지는 게 보였다.
다롄에서 사과를 싣고 온 중국인 운전사 루웨이는 북한이 사과를 많이 수입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에선 농사든 과수원이든 아무 것도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과일도 상당량을 중국에서 수입해가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물류중심은 기자 출입이나 사진 촬영에 그다지 예민하지 않았으나, 14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안이 통과된 뒤엔 대형 카메라를 든 사진기자 출입을 막았고 사진 촬영도 금지했다. 물류중심의 한 관계자는 유엔 결의안 통과 이후 대북 물류수송 통제가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게 평상시 그대로다. 평양 갈 건 가고 평양서 올 건 다 온다”고 말했다. 단둥시 세관의 한 관계자도 “단둥에서 화물트럭으로 북한에 들어가는 화물 가운데 유엔의 대북 제재와 관련된 예민한 품목은 거의 없다”며 “통관 절차는 좀 더 까다로워지겠지만 일상용품 등의 수출입은 별 제약 없이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둥시에서 대북 무역에 종사하는 한 중국인 기업가도 “유엔 결의안이 북한에 대해 무기 또는 무기로 전용할 수 있는 물품과 사치품을 통제하고 있는 만큼, 이로 인해 크게 타격을 받을 무역업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엄해진 중국 세관=단둥에서 신의주로 넘어가는 관문인 압록강 철교 앞 중국 세관에는 이날 오후 2시께 고위급 당국자로 보이는 인물이 방문해 시찰하고 돌아간 것이 목격됐다. 이 관계자의 방문에 앞서 경찰병력이 동원돼 일반인 출입을 막았다. 이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안 통과 이후 첫 월요일을 맞아, 중국 당국이 북으로 가는 물품에 대한 세관 검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하나로 추정됐다.
중국의 은행들이 13일에 이어 북-중 사이 외환 거래를 접수하지 않아 북한과 외환 거래를 해야 하는 무역업자들은 이날도 적지 않은 혼선을 겪었다. 한 대북 무역업자는 “중국 당국이 문서로 된 정확한 지침이나 통지를 내리지 않은 채 송금을 막아 상품 대금 결제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홍콩 등 다른 지역을 통해 북한과 거래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자는 “대북 송금의 제한 조처가 길어질 경우 물자 왕래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단둥/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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