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가는 화물검색 강화 17일 오후 압록강의 북중우의교를 거쳐 북한에서 중국으로 들어오려는 화물트럭 운전사가 중국 경비병에게 통행증을 보여주고 있다.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 뒤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북-중 국경지대의 단둥 세관에서는 북한으로 오가는 화물트럭에 대한 검사가 한층 엄격해졌다. 단둥/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중국인 업자 ”진주·시계등 사치품 판명땐 북한 못보내”
세관직원, 화물 10~20% 골라 명세서와 엄격히 대조
세관직원, 화물 10~20% 골라 명세서와 엄격히 대조
긴장 높아가는 중국 단둥시
17일은 북한의 중요한 명절 가운데 하나인 ‘타도제국주의동맹’ 결성 80돌 기념일이다. 1926년 10월17일 14살 소년이던 김일성 전 주석이 반일운동을 펴기 위해 이 조직을 결성했다고 북한은 주장한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압록강 부두에서 쾌속정이나 유람선을 타면 북한 쪽 강변 5~10m 지점까지 접근한다. 이날 신의주 쪽 압록강변의 한 중등학교에서는 기념대회를 겸한 운동회가 열린 듯 활기 넘치는 풍경이 보였다. 여성들은 붉고 푸른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고 학생들은 운동복 차림으로 춤을 추기도 하고 달리기도 했다.
작은 물건일수록 자세히 검사=북한 주민들은 타도제국주의동맹 결성일을 맞아 사흘 휴가를 즐기지만 북-중 사이의 세관과 화물 운수업자들은 휴일 없이 정상대로 근무했다.
이날 단둥에서 북-중 사이 화물 중개업을 하는 중국인 류아무개씨는 최근 북한에 화물을 보낼 때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묻자 “두 나라 사이가 최근 많이 긴장하고 있다”며 “최근 (세관 통과가) 매우 많이 엄격해졌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류씨는 북한으로 화물을 보낼 때 중국 단둥의 세관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어떤 물건이며, 가격이 얼마인지, 포장은 어떻게 했는지를 상세히 밝혀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에는 작은 물건일수록 더 까다롭다”며 “무슨 물건인지 분명히 밝힐 수 없다면 운송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귀걸이나 진주, 시계 등을 보내는 건 문제 없느냐고 묻자, “가격이나 제품 명세서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사치품으로 판명되면 북한에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 세관의 이런 엄격한 조처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의 제재 때문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저녁 늦게까지 화물트럭 강 건너=단둥 세관의 관계자는 이날 전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대북 화물의 통관 절차가 어떻게 엄격해졌느냐고 묻자, “말할 권한이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나 단둥에서 대북 무역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이날 “최근 대북 화물의 통관 수속 때 검사 절차가 확실히 엄격해졌으며, 이 때문에 최근 북으로 가는 화물량은 줄었지만 통관 시간은 더 길어졌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뒤 처음 맞은 월요일인 지난 16일 압록강 철교에서는 북한으로 넘어가려는 화물트럭 행렬이 이미 어두워진 저녁 7시까지 꼬리등을 빛내며 길게 늘어선 장면이 목격됐다.
이 관계자는 “단둥 세관을 통과할 때 화물 주인이 기록한 명세서를 바탕으로 세관 직원들이 10~20%의 화물을 임의로 골라 명세서와 품목이 맞는지 조사 작업을 벌인다”며 “이전에는 표본 조사가 실제론 1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훨씬 엄격하고 세밀하게 화물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둥/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이 관계자는 “단둥 세관을 통과할 때 화물 주인이 기록한 명세서를 바탕으로 세관 직원들이 10~20%의 화물을 임의로 골라 명세서와 품목이 맞는지 조사 작업을 벌인다”며 “이전에는 표본 조사가 실제론 1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훨씬 엄격하고 세밀하게 화물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둥/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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