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엔 사무총장 당선자 자격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방문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19일 청와대에서 미리 영접을 나온 이병완 비서실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관직 사의…후임 내달초 임명
19일 새벽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을 위해 귀국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회담 준비 과정에서 거취를 정리하는 절차도 밟았다. 반 장관의 후임은 다음달 초에 임명된다.
반 장관은 이날 오전 차기 유엔 사무총장 당선자 자격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방문했다. 반 장관을 영접하기 위해 이병완 비서실장이 도착 10분 전부터 본관 현관에 나와 있었다. 변양균 정책실장과 김세옥 경호실장도 접견실 앞에서 대기했다. 접견실에는 노 대통령 부부가 나와 반 장관 부부를 맞이했다. 이는 국빈급 예우다. 단, 접견실에서는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이 앉던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인 동시에 한국의 외교장관이라는 점을 동시에 감안한 의전이었다.
노 대통령은 “오늘만 이렇게 대접을 좀 해드리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당선자에 대한 예우 규범이 없어서 당선자 겸 외교장관으로 예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반 장관은 거듭 감사의 뜻을 전하고,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로서의 계획을 밝히는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장관직 사의의 뜻을 밝혔다. 반 장관은 다음달 7∼9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아프리카 포럼’ 행사까지만 외교부 장관으로서 참석할 방침이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청문회(20일) 일정까지 감안하면 다음달 초에는 후임 외교부 장관을 지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사는) 외교부 장관만 하는 쪽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통일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국정원장까지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간의 관측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대통령이 (북핵) 상황에 여념이 없다”며 대폭 교체가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 장관의 후임으로는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신승근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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