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탕 특사가 전한 ‘북의 메시지’ 대화 돌파구 열까?

등록 2006-10-20 23:31수정 2006-10-21 00:21

김위원장 ‘유예 방침’…중 특사외교 또 성과
중 중재로 ‘제재’→‘6자회담’ 전환 이끌지 관심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과 미국의 회담은 북한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님’이 초대된 자리였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대북 특사가 가져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메시지가 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졌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추가 핵실험 유예’로, 북한 핵실험 이후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의 틈을 엿보던 중국 외교는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북한과 미국, 중국 모두 지금의 형세를 그대로 끌고가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북한으로선 국제사회의 제재가 전면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역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금의 긴장 국면을 누그러뜨려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 역시 한반도 위기 상황이 고조되는 것을 막아야 할 처지다. 이런 상황이 이번 북-중-미 3각 협의에 농축돼 있다.

김 위원장이 2차 핵실험을 유예하겠다고 밝힌 건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처를 취하지 말라는 중국의 설득에 ‘화답’한 것이지만, 이로써 모든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 북한은 여전히 핵실험을 계속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나의 방문이 헛되지 않았다”고 ‘모호하게’ 평가한 것도 상황의 유동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제 6자 회담 재개라는 말을 꺼낼 수 있는 실마리는 주어졌다. 중국은 이날 유엔의 대북 제제 결의에 전면적으로 참여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관련국들의 냉정한 접근’을 주문하며 옆으로 비켜섰다. 북한 핵실험 이후 북-미 정면충돌의 질주를 막을 수 있는 제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미국은 6자 회담에 나가겠다며 북한의 무조건 복귀를 촉구한 것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얘기한 것이다. 북한은 핵실험으로 핵을 갖고 있고, 미국은 금융제재에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를 갖고 있다. 당장 6자 회담장으로 들어가기엔 앞에 놓여 있는 걸림돌이 너무 크다.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면서 6자 회담을 군축회담으로 전환하자고 요구할 개연성이 크다. 북한은 ‘우리 식대로의 한반도 비핵화’를 공언한 상태다.

미국은 북한의 태도에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을 것이다. 일단 한·미·일 3국은 외무장관회담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도 북핵 문제 해법이 대결을 넘어 대화로 가기엔 거쳐야 할 과정이 많다는 걸 보여준다.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 ‘중재’가 들어설 공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원자바오 총리가 북핵 문제 해결에서 “외교 이외의 다른 선택은 없다”고 강조한 데서도 이런 자세를 읽을 수 있다. 중국 외교부는 19일 탕 위원의 김 위원장 면담을 확인하면서 “우리는 중국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외교가 북-미 사이에서 계속 급박하게 돌아갈 것임을 예고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화내서 미안” 명태균에 1시간 사과 ‘윤석열 음성’…검찰이 찾을까 [The 5] 1.

“화내서 미안” 명태균에 1시간 사과 ‘윤석열 음성’…검찰이 찾을까 [The 5]

[단독] 감사원, ‘최재해 탄핵 대응’ 간부 전원 소집…집단 반발하나 2.

[단독] 감사원, ‘최재해 탄핵 대응’ 간부 전원 소집…집단 반발하나

6·25 때 미그기 몰고 참전한 우크라 조종사들…윤석열 정부는 알고 있나 3.

6·25 때 미그기 몰고 참전한 우크라 조종사들…윤석열 정부는 알고 있나

한동훈, 정년 연장이 청년 기회 뺏는다는 지적에 “굉장히 적확” 4.

한동훈, 정년 연장이 청년 기회 뺏는다는 지적에 “굉장히 적확”

윤 대통령 지지율 다시 10%대로…직무수행 긍정평가 19% 5.

윤 대통령 지지율 다시 10%대로…직무수행 긍정평가 19%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