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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미, 북 메시지 평가절하…‘백기투항’ 압박

등록 2006-10-22 19:03수정 2006-10-22 22:33

북·중 철조망 너머 가을걷이 북한 주민들이 22일 중군 단둥 근처, 중국 쪽이 설치한 철조망 너머 압록강 안 북한 섬인 황금평섬에서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 단둥/이정용 기자
북·중 철조망 너머 가을걷이 북한 주민들이 22일 중군 단둥 근처, 중국 쪽이 설치한 철조망 너머 압록강 안 북한 섬인 황금평섬에서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 단둥/이정용 기자
라이스 “추가 핵실험 않겠다는 말도 6자복귀도 못들어”
“새로운 게 없다”…

협상국면 전환보다 제재강화에 무게

‘의미 있는 이야기로 평가하지 않는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탕자쉬안 중국 특사의 만남에서 오간 메시지에 대한 미국의 반응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21일(이하 현지시각) 모스크바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탕자쉬안 국무위원으로부터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고, 김정일이 핵실험이 유감이라고 말했는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21일 〈시엔엔〉과 회견에서도 “탕 위원이 자신의 방문이 헛되지 않았다고 한 이유는 북한 상황을 일부 이해한다는 뜻에서 중국 나름의 견해를 밝힌 것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제안은 없었다”면서도 “그들은 ‘조건 없이’ 언제든지 대화(6자 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뒤집어 보면 ‘조건’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북한의 메시지를 처음부터 애써 무시하고 있는 것은 현재는 ‘협상 국면’으로 갈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때문인 듯하다. 미국의 강경파들은 한반도에서 북핵 관련 분위기가 풀어지는 것보다, 확 틀어쥐고 북한이 백기를 들고 나와야 한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중국과 미국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이 대목이다.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는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의도는 북 핵실험을 계기로 국제사회가 강한 제재를 통해 북한을 압박해 백기를 들고나오게 하려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새로운 것이 없다”는 뜻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북한이 핵보유국의 입지를 굳히면서 동시에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자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견해는 애초부터 ‘신뢰할 수 없다’는 투였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재실험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는 보도에 대해 “북한은 제재 해제만을 원한다”고 불신을 나타낸 바 있다.

한국 “일부 진전 있지만 조건 달려 있어”
일본 “핵실험 뒤 입장과 달라지지 않아”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탕자쉬안 특사에게 한 말(2차 핵실험 유보 시사와 6자 회담 복귀)에는 일부 진전이 있었는데 ‘조건’이 달려 있다”며 “미국은 이 조건들을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도 미심쩍다는 눈초리다.

〈아사히신문〉은 “각국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2차 핵실험 중지 △6자 회담 복귀 △금융제재 해제 요구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의 두 가지를 보면 대화 복귀에 전향적인 메시지로 읽히지만 ‘조건’이 있다는 것이 〈아사히신문〉의 분석이다.

신문은 “일본 외무성 쪽은 ‘북한이 추가 실험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6자 회담 재개에 기여한다는 태도인 것 같다’고 본다”며 “이는 결국 핵실험 뒤의 공식 견해와 같은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중국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미야모토 유지 주중 일본대사를 불러 설명한 내용에 ‘추가 핵실험’에 관한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이 추가 핵실험에 관한 말 자체를 하지 않았거나 △추가 실험에 대한 의견교환은 있었지만, 중국이 일본 쪽에 그 부분은 전해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도쿄/류재훈 박중언 특파원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김정일-탕자쉬안 만난 이후 각국 대표들의 공식발언
김정일-탕자쉬안 만난 이후 각국 대표들의 공식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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