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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신뢰쌓인 북-미 ‘평화체제’ 가속페달

등록 2007-03-07 18:49수정 2007-03-07 19:16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6일(현지 시각) 숙소인 뉴욕의 호텔을 나서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대표로 하는 미국 협상단과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이틀째 회담을 했다. 뉴욕/AFP 연합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6일(현지 시각) 숙소인 뉴욕의 호텔을 나서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대표로 하는 미국 협상단과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이틀째 회담을 했다. 뉴욕/AFP 연합
북, 이행의지 강조-미, 테러지원국 해제 협의뜻
북, 연락사무소 없이 곧장 미국과 수교희망까지

실무회담 의미·전망

5~6일 뉴욕에서 열린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담으로 반세기가 넘는 북-미 간 적대관계의 청산을 위한 절차가 새롭게 시작됐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에 따른 전반적인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했다. 애초 정해진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등의 안건을 넘어섰다. 북-미는 이제 힐 차관보의 표현처럼 “지겨울 정도로, 원하는 만큼” 만나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터를 닦은 셈이다.


이번 워킹그룹 회의는 베를린 양자 협의에서 비롯돼 2·13 합의로 구체화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른 합의 이행 이상의 의미가 있다. 북-미가 보여준 신뢰 때문이다. 사실 이번 회담은 지난해까지 그토록 꼬여만 가던 북-미 관계가 일순간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늘 그렇듯이 북-미 협상은 어렵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견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특히 ‘2·13 합의’ 이후 일각에서 의문을 제기했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이 미국의 관심에 이해를 표시하고 “명확하게 해명”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양쪽은 우라늄 프로그램의 “상호 만족할 만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할 전문가 수준의 협의를 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쪽은 또 30일 안 방코델타아시아 문제의 해결을 재확인했고, 고위 인사의 방북 문제도 아직은 일반론 수준이지만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추진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에서 확인된 미국 쪽의 변화만큼이나 북한 쪽의 변화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김 부상은 방미 기간 중 전·현직 미국 관리 및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회동에서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에 대한 적극적인 이행 의지를 강조했다. 또 이들의 “이번 기회를 놓치면 실망할 것”이라는 충고에도 수긍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은 또 북한의 최고 관심사항 중 하나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관련해 걸림돌인 일본인 납치 문제가 북-일 관계 개선에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해를 표시했다고 힐 차관보는 전했다.

북한은 9·19 합의 당시 가장 문제시됐던 경수로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을 피했다. 북한은 수교의 중간단계인 연락사무소 설치를 생략하고 비핵화의 최종단계에 연동된 즉각적인 외교관계 수립을 희망할 정도로 대담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과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초기조처 이행 이후 단계에 대한 논의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속도를 내자는 것이다. 정전협정을 대체할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직접당사자 간 논의를 시작한다는 데 합의해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평화포럼’ 출범의 발판을 마련했다.

19일 열리는 제6차 6자 회담은 이제 막 시작된 초기조처 이행을 검증하고 앞으로의 일정을 본격 논의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짧지 않은 60일간의 초기조처 이행기간이 지나 북한이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조처를 시작하면 4월 하순쯤 소집될 6자 외무장관급 회담에서는 6자 회담의 다자 안보틀로서의 전환을 논의할 것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1차 회담을 마친 뒤 뉴욕 포린프레스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소를 머금은 채 누군가를 찾는 듯한 표정으로 기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욕/AP 연합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1차 회담을 마친 뒤 뉴욕 포린프레스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소를 머금은 채 누군가를 찾는 듯한 표정으로 기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욕/AP 연합

웃음 띤 힐 차관보
‘북-일수교·납치문제도 깊이 논의’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회담을 마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표정은 다소 지친 표정이었다. 하지만 회담 성과에 대한 자신감으로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6일 오후 뉴욕의 포린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매우 좋고 업무적이며 매우 포괄적인 토론이었다”며 “2·13 합의에 따라 60일 안에 이행해야 할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 느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예정됐던 오후 회담을 취소한 이유는 오전 회담에 이어 오찬에서 충분히 논의했고, 나머지 문제는 다음주 베이징 실무회담에 이은 6자 회담에서 계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틀간의 회담 이후 북한이 핵무기 해체라는 전략적 결정에 대해 확신하게 됐는가?

=우리는 단계적 방식으로 문제를 풀고 있다. 지금 분명한 것은 북한이 초기 60일간의 조처를 충실하게 이행할 준비를 시작했고, 다음 단계에 북한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들은 것도 유익했다. 우리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의지를 갖고 있다.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관련해 일본인 납치 문제도 논의했나?

=테러지원국 명단 문제와 북-일 수교 문제에 대해 깊게 논의했다. 정치·법률적 측면과 명단에 오르게 된 역사적 측면까지 논의했다. 이 문제는 북-일 관계뿐 아니라 북한의 장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방북 계획이 있는가?

=우리는 방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토론하지는 않았다. 대신 다음주 말 베이징 2차 북-미 회담과 6자 회담에 대해 논의를 집중했다. 6자 외무장관 회담은 60일간의 초기 조처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내려졌음을 의미하며, 다음 단계 이행조처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동북아 안보체제 등 다른 현안도 다뤄질 것이다.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논의했나?

=물론 긴 논의를 했다. 북한의 최종적인 핵프로그램 신고 전에 이 문제를 상호 만족할 수준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북한 쪽에서도 이해가 있었다. 전문가 수준의 논의를 추진하려 한다. 이 문제 해결 없이 한반도 비핵화는 불가능하다.

-당신의 외교적 노력은 미 행정부 안에서 얼마나 지지받고 있나?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정점에 있다.

-미국과 북한 간의 정상화 협상 일정은 어떻게 되나?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하기를 바란다. 빠를수록 더 확고하게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북한에서 최후의 핵물질이 제거될 날이 언제인지는 예측할 수 없다. (앞으로의 일정은) 몇 달 단위로 진행되는 것이다. 연 단위가 아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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