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회담 합의…초기조처뒤 착수
농축우라늄 전문가수준 협의 추진
농축우라늄 전문가수준 협의 추진
북한과 미국은 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문제를 논의할 전문가 수준의 협의를 추진하고, 60일 동안의 초기 이행조처가 완료되면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들어간다는 데 합의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2·13 합의 따라 5~6일 뉴욕에서 열린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담에서 사실상 현안 전반과 2·13 합의 초기이행에 이은 다음 단계도 포괄적으로 논의한 뒤 회담 결과를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회담은 2000년 10월 북-미 공동코뮈니케와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북이 무산된 이래 양국이 새로운 관계 정상화 과정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김 부상은 6일 회담을 마친 뒤 숙소인 맨해튼 밀레니엄호텔 앞에서 시종 웃는 얼굴로 “이러저러한 조-미 현안 문제를 논의했다”며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건설적이었으며 진지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도 이날 뉴욕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13 합의’에 따라 60일 안에 이행해야 할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 느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한 최종적인 신고 이전에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문제를 ‘서로 만족할 만한 수준에서’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데 대해 북한 쪽의 이해가 있었다”며 “미국 쪽 전문가들이 북한 쪽 관계자들을 만나 이 문제를 철저히 점검할 수 있는 전문가 수준의 협의를 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초기 이행’ 이외에 조속한 ‘다음 단계’ 이행을 위해 그 핵심 현안인 핵 프로그램의 신고 및 불능화 문제와 대북 추가지원 문제도 심도있게 논의했음을 밝혔다.
그는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 협정을 만들어내기 위한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으며, 미국은 이른 시일 안에 “정전협정을 대체할 한반도 평화체제 창출을 위한 절차가 시작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교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중간단계로서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 같은 과정을 원치 않고 곧장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을 바라고 있다”고 말하고, 이는 “비핵화와 확고히 연결된 문제”임을 재확인했다.
힐 차관보는 다음 양자 회담은 19일 베이징에서 열릴 6자 회담 직전에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앞으로 6개월 동안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문제가 생긴 것이며, (앞으로 일정은) 수개월 단위로 진행될 것”이라며 비핵화 과정에 가속도를 붙여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자신의 방북 문제는 일반적인 수준에서 거론됐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협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류재훈 특파원, 손원제 기자 hoonie@hani.co.kr
뉴욕/류재훈 특파원, 손원제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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