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전문지 ‘FP’ 보도…북 “폐연료봉 8천개 재처리 완료”
북한과 미국은 북한이 다자회담에 복귀하기에 앞서 양국간 두 차례의 공식회담을 갖기로 합의하는 등 협상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3일 보도했다.
이런 합의는 최근 미국을 방문한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성 김 대북특사의 협상에서 이뤄졌다고 <포린폴리시>가 북-미 협상에 밝은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북한의 다자회담 복귀전 2차례 양자회담 개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면담 허용 △2005년 9·19 선언 준수 및 조속한 핵프로그램 포기, 핵무기비확산조약(NPT) 체제 복귀 등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북한은 “양자회담의 결과가 잘 됐을 때 다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종전의 입장과 달리, 다자회담 복귀전 2차례 양자회담 개최에 동의했고, 보즈워스 대표의 협상상대를 강석주 제1부상으로 격상하는 데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그러나 북한은 세번째 제안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비핵화’ 구상이라는 토대 위에서 회담을 재개하고 싶다며 반대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리 국장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 뉴욕과 샌디에이고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행사기간에 성 김 특사와 만나 북-미 협상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북한은 3일 사용후 연료봉 8000개의 재처리를 지난 8월 말 끝냈고, 추출한 플루토늄을 “무기화하는 데서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 이룩됐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국이 지난 4월 조선(북한)의 평화적 위성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끌고 가 대조선 제재를 발동한 이 기간 조선은 6자합의에 따라 무력화됐던 영변 핵시설을 원상복구하는 조처의 일환으로 재처리 시설을 가동시켰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북한이 ‘사용후 연료봉 재처리 완료 및 무기화’ 주장을 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미 대화가 늦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합뉴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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