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두부값 20배 폭등…“평양~신의주 길 봉쇄”

등록 2009-12-09 08:18

중국 지린성 투먼과 두만강을 사이로 마주 보고 있는 북한 함경북도 남양시에서 7일 국경수비 군인이 국경 군처를 지나고 있다. 북한의 화폐개혁 뒤 북한 내부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먼/박민희 특파원.
중국 지린성 투먼과 두만강을 사이로 마주 보고 있는 북한 함경북도 남양시에서 7일 국경수비 군인이 국경 군처를 지나고 있다. 북한의 화폐개혁 뒤 북한 내부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먼/박민희 특파원.
단둥·투먼서 본 북한
달러등 외환거래 끊겨…북-중교류도 ‘올스톱’
옛화폐 10만원까지만 새화폐 1천원으로 교환
중 사업가 “당 장악력 확실…큰일은 없을 것”
“지금은 상황이 좀 그렇지만 화폐교환이 다 끝나면 괜찮아질 겁니다….”

지난 6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한 사무실에서 어렵게 만난 북한 무역회사의 직원은 말끝을 흐리면서도, 전격적인 화폐교환 이후 북한 내부에 불만이 많고 교역도 마비돼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한 집당 낡은 화폐(구화폐)로 몇백만원씩은 다 있었다. 낡은 화폐 10만원까지만 신화폐 1000원으로 바꿔주고 특혜조처로 식구 한명당 500원씩 주니까 세명 가족이면 2500원까지 받는다. 돈 많은 사람들은 화폐개혁 이후 많이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폐교환은 “수평을 맞추려는 조처”라며 “그전에는 부자도 많았는데 이젠 다 공평하게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전까지는 평양시내 상점이나 식당에서 달러나 위안화를 받았는데 이제는 일절 외환으로 거래할 수 없다”고도 했다.


북한이 ‘기습작전식’ 화폐개혁을 실시한 뒤 북한 내부의 불만이 고조되고, 특히 휘발유나 생필품 유통이 마비상태에 빠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데 북한 접경지역에서 만난 관계자들 사이에 이견은 없었다. 화폐교환 이후 지난 7일까지 압록강변의 신의주-단둥과 두만강변의 남양-투먼을 오가는 북-중간 물자의 흐름은 거의 끊겨 있었다. 단둥의 소식통은 “황해도 해주에서 사업을 하는 중국인 사업가와 4일 통화했을 때 휘발유나 기타 자재를 구할 수 없어, 약속된 날짜에 물건을 공급해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북한에 공장을 두고 임가공업과 무역업을 하는 한 중국인 기업가는 “5일 평양에서 기계를 가지고 나오기로 했는데 나오지 못했다. 가지고 나오기로 한 물건도 다 묶여 있다”며 “평양에서 신의주로 오는 길이 다 봉쇄됐다고 한다. 전화 연락도 며칠간 잘 되지 않는다. 안(북한 내부)에 분위기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북한 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화폐개혁 이전 북한내 유통물자의 절반 이상이 국가가 통제하지 않는 개인거래였는데, 갑작스런 화폐개혁으로 국가의 통제망에 잡히지 않던 민간거래가 모두 중단되면서 생필품, 연료 유통이 마비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구화폐로 500원하던 두부가 화폐개혁 발표 뒤 20배 올라 10000원까지 치솟았으며, 식료품을 구하기가 힘들어졌다는 소식이 파다하다.

북한과 오랫동안 사업을 해온 한 관계자는 “북한내 생필품과 소비재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밀무역을 통해 북한으로 간 것이고, 이런 민간 거래 부분이 워낙 컸는데 북한 당국이 그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화폐개혁에 나선 것 같다”며 “유예기간을 두고 완충작용을 마련하면서 추진해야 하는데 기습작전식으로 화폐개혁을 했기 때문에 후유증과 부작용이 오래갈 것 같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북한의 지하자원을 수입하는 일을 해온 지린성 투먼의 한 사업가는 “북한 내에 이견이 많다”면서도 “중국에서 이런 화폐개혁을 했으면 난리가 났겠지만, 북한에서는 불만은 커도 당이 워낙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어 큰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반인들은 큰 피해를 입었지만 무역일꾼 같은 사람들은 다들 많은 달러를 숨겨두고 있고 여권을 가지고 있어 나중에 외부로 나와 환전할 수 있으므로 실제 피해는 제한적”이라고 했다.

단둥·투먼/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