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첫 부품이 한국에 도착했다”고 공식 확인한 7일 오후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사드 부품을 싣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C-17 수송기 앞으로 F-16 전투기(아래)가 이륙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평택/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한·미 당국이 6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의 일부를 들여옴에 따라,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현재 미군이 들여온 것은 사드 체계 가운데 요격미사일을 쏘는 차량형 발사대 2기를 포함한 일부 장비다.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드가 실제 운용되기 위해서는 이 체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엑스(X)밴드 레이더’(AN/TPY-2)와 요격미사일, 발사통제장치 등이 필요한데 이들 추가 장비와 이를 운용할 미군 병력도 곧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경기도 남양주 군용지(6.7만㎡)와 롯데상사가 소유한 성주골프장(약 148만㎡)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부지를 넘겨받았다. 한·미 양국은 지난주부터 주한미군지위협정(소파·SOFA)에 따라 부지를 미군에 공여하기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한·미 당국이 참여하는 소파 합동위원회가 협상 개시를 선언했으며, 이에 따라 소파 시설구역분과위와 환경분과위가 부지 공여를 위한 협상 및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이들 분과위에서 성주골프장 부지의 시설과 환경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면 다시 소파 합동위를 열어 부지 공여 승인 절차를 밟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절차가 모두 마무리돼 주한미군에 성주골프장 부지가 넘겨지는 시점이 대략 4월일 것으로 예상했다.
주한미군 쪽은 현재 기본설계를 위해 성주골프장의 지형과 기존 시설의 실측 작업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사드 배치를 위한 기본설계 작업을 하면, 이를 토대로 환경영향평가가 실시된다. 국방부는 이미 지난해 12월20일 환경영향평가 업체를 선정해 용역을 진행해오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업체를 미리 선정해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사전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5~6월쯤이면 환경영향평가가 마무리되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주민공청회를 열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환경영향평가 대상 부지는 15만㎡이다. 환경평가법에 따르면 33만㎡ 이하의 부지에 대해서는 주민공청회를 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공청회를 생략할 경우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환경영향평가가 끝나면 주한미군이 직접 사드 배치를 위한 부지 공사를 하게 된다. 대체로 사드 배치를 위해 부지를 고르고 필요한 시설 등을 건설하는 작업이지만, 기반 시설이 갖춰진 골프장이어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 배치가 언제 완료될지는 속단할 수 없다. 그동안 국방부는 “올해 안에 배치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8~10개월 걸릴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 계산에 따르면, 7~9월께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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