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로 3곳 이동경로 합의
“북 예술단 140명 판문점
선수단·응원단 등은 서해선
합동문화행사단은 동해선”
세곳 모두 유엔서 허가 필요
“북 예술단 140명 판문점
선수단·응원단 등은 서해선
합동문화행사단은 동해선”
세곳 모두 유엔서 허가 필요
평창겨울올림픽을 계기로 그동안 막혔던 남북을 잇는 육로 3곳이 모두 열릴 전망이다.
17일 판문점 남쪽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남북은 평창겨울올림픽에 파견할 북쪽 대표단의 규모와 이동경로에 대해 합의했다. 남북은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북쪽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230여명)과 태권도시범단(30여명)이 서해선(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왕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또 이날 남북이 합의한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강원도 원산)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 등을 위해선 동해선 육로가 열려야 한다. 앞서 남북은 지난 15일 실무접촉에서 북한 예술단 140여명의 이동경로로 판문점을 통한 육로에 합의한 바 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그동안 막혀 있던 남북을 잇는 땅길 3곳이 모두 열리게 되는 셈이다.
서해선 육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왕래에 이용됐던 길인 ‘경의선’ 육로를 말한다. 2003년 초부터 개성공단 개발 준비를 위한 차량이 임시로 오가기 시작하면서 사용되다가, 2006년 1월 금강산 육로 관광을 위한 동해선과 함께 남북출입사무소가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활용됐다. 경의선 육로는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가동중단 이후 통행이 중단된 상태였다. 개성공단 가동중단 이전인 2015년에만 연인원 12만9804명과 차량 9만9518대가 경의선을 따라 남과 북을 넘나들었다.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은 이 도로를 이용해 북상한 뒤,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남북이 합의한 대로 평창 올림픽 개막 전 북쪽 금강산 지역에서 합동 문화행사를 열고, 남북 스키선수들이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하려면 동해선 육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 길은 2003년 2월 금강산 육로 시범관광 개시와 함께 활용되기 시작했다. 금강산 관광이 정점을 찍었던 2007년에만 200만명 이상이 동해선 육로를 이용해 남북을 오갔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뒤, 이산가족 상봉과 종교행사 등을 위한 일시적 출입만 허용된 채 굳게 닫혀 있었다.
이날 회담에서 남북이 서해(경의선)는 물론 동해 육로까지 잇는 데 공감한 것은 막혔던 남북관계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뚫리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남북 간 육로이동은 군사분계선을 넘기 때문에, 이를 관할하고 있는 유엔군사령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다만 허가는 통상적인 절차여서 남북의 합의사항에 대해 유엔사는 관례적으로 협조해왔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남북을 잇는 땅길 3곳이 모두 연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막혔던 길로 사람들이 오가기 시작하면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도 복원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우리 쪽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북쪽 단장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판문점 남쪽지역 평화의집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제반 사항을 논의할 차관급 실무회담’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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