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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군 수송기로 미얀마서 방역물자 가져온다

등록 2020-03-18 14:46수정 2020-03-18 17:32

공군 C-130 2대 긴급 투입…상업물자 수송은 처음
민간 항공기 이용하면 적어도 2주 이상 걸려
한국인 입국 제한, 군 수송기 통관절차 등 난관 겪어
아웃도어 브랜드 콜핑이 코로나19 치료 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대구 지역 의료진을 위해 의료용 방호복을 무상으로 지원한다고 16일 밝혔다. 콜핑이 제작한 방호복 1천벌은 오는 17일 대구시에 전달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아웃도어 브랜드 콜핑이 코로나19 치료 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대구 지역 의료진을 위해 의료용 방호복을 무상으로 지원한다고 16일 밝혔다. 콜핑이 제작한 방호복 1천벌은 오는 17일 대구시에 전달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을 위한 수술용 의복 8만벌을 미얀마에서 가져오기 위해 군 수송기가 투입됐다. 지금까지 군 수송기가 해외에 거주하는 국민 이송이나 구호물자 수송 등에 투입된 적은 있지만, 외국에서 상업물자를 들여오기 위해 투입된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는 18일 “방역물자 운송을 위해 미얀마로 공군 수송기 C-130J 2대를 긴급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들여오는 방역물자는 선별진료소 등에서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수술용 의복 8만벌로, 미얀마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기업 ‘케이엠헬스케어’가 생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김해공항에서 출발한 C-130J는 미얀마에서 물품을 싣고 21시간 만인 19일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무박2일 동안 이어지는 이어지는 강행군이다.

군 수송기 투입은 지난 9일 미얀마를 오가는 국적 항공사 운항이 중단됨에 따라 검토되기 시작했다. 타이 방콕을 경유하는 민간 항공기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수송에만 적어도 2주 이상이 걸리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코로나19로 급박한 국내 사정을 고려해 서둘러 방역물자를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군 수송기를 통한 운송이 이뤄지기까지 난관이 적지 않았다. 미얀마 정부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출발한 한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한 데 이어 최근엔 경남 지역에서 출발한 한국인에 대해서도 14일 간 격리조처를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김해에서 출발하는 수송기 조종사와 승무원들까지 제약을 받게 됐다. 정부는 조종사와 승무원 전원이 미얀마 정부에 건강확인서를 제출하고, 비행장 안에서만 임무를 수행한다는 조건으로 검역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군 수송기에 의한 상업물자 수출입은 전례가 없어 미얀마 정부와 통관절차를 협의하는 과정에서도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수송기를 통한 상업물자 수송은 급박한 국내 상황을 고려해 이뤄진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방부와 외교부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임무를 맡은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이덕희(45) 대령은 “무박2일로 오가는 강행군이지만, 의료 현장에 도움을 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공군의 주력 수송기인 C-130은 중형 다목적 수송기다. 최고속도는 시속 602㎞, 순항속도는 시속 554㎞이며, 항속거리는 7876㎞다. 2018년 10월 태풍 '위투'로 사이판에 고립된 국민 799명을 이송했고, 2016년 4월 일본 구마모토현 일대를 강타한 지진 피해 주민을 위한 구호물품을 수송한 바 있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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