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황해남도 주민들에게 보낸 약품을 16일 전달받은 해주시 주민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비롯한 당 간부들이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황해남도 해주시와 강령군에 의약품을 보냈다.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움직임인데, 이 지역 일대 적어도 800여 세대로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7일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의 책임일군(간부)들인 조용원 동지, 리일환 동지, 김여정 동지, 현송월 동지는 16일 가정에서 성의껏 마련한 의약품을 해주시와 강령군의 주민세대들에 보내달라고 부서 초급 당위원회에 제기하였다”며 “전염병 치료와 생활 안정에 필요한 약품들과 식료품, 생활 필수품들을 성의껏 준비하였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가 “당 중앙위원회 일꾼들이 인민의 불행과 고통을 한시 바삐 가셔주기 위한 사업에서 마땅한 본분을 다할 데 대하여 지시”한 데 따른 행보다. 앞서 <노동신문>은 전날 1면 머리기사에서 “황해남도 해주시에서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15일 가정에서 마련하신 약품들을 노동당 황해남도 해주시위원회에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급성 장내성 전염병’은 장티푸스·콜레라·이질 등을 일컫는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황해남도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급성 전염병으로 앓고 있는 800여 세대에 보내줄 당 중앙위원회 부서 일꾼 가족 세대들의 지원 의약품을 17일 발병 지역으로 수송하여 전달하도록 조직사업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감염자 규모가 2000~3000명 수준까지 늘었음을 뜻한다.
통신은 “중앙비상방역부문에서는 황해남도 해주시와 강령군 일대에서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즉시 전염병의 전파 경로를 철저히 차단하고 시급히 억제소멸하기 위한 비상조치들을 신속히 취하였다”며 “중앙급 병원의 강력한 의료진이 급파되어 해당 지역 치료예방 단위들과의 협동 하에 발병지역에 대한 소독사업을 강도높이 진행하였으며 환자들을 완치시키기 위한 집중 치료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15일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에서 2만3160여명의 유열자(발열 증상자)가 새로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지난 4월 말부터 전날까지 북한에서 보고된 발열 환자는 총 458만1420여명으로 인구 5명 가운데 1명 꼴에 해당한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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