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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한-일 ‘협상 수로’ 난관

등록 2006-04-20 19:12

지명위원회 상정-사전통보제 의견접근까지 ‘좁은 문’
일본의 수로 측량 계획을 둘러싼 한-일 갈등의 주무대인 동해엔 20일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종일 몰아쳤다. 일본의 의지와 무관하게 기술적으로도 일본의 수로측량선이 뜰 수 없는 날씨였다. 한-일은 이날도 물리적 충돌을 피하려는 외교접촉을 벌였다. 그러나 현재로선 극적 타결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한-일간 외교 절충의 쟁점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6월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수로기구(IHO) 해저지명소위원회에 한국이 동해 바다 밑 지명의 한국식 표기 신청을 강행할 것이냐다. 둘째, 일본이 제안한 ‘상대쪽 주장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조사 때 상호 사전통보 제도’를 신설할 것이냐는 문제다.

앞의 문제에 대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9일 정례브리핑 때 일본이 수로 측량 계획을 즉각 자진 철회한다면 외교적 절충의 여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 또한 ‘6월 회의에 상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수준이다. 송민순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도 20일 “해저 지명 문제는 그것대로 다룰 문제지 이 문제(일본의 수로측량계획)와 연계시킬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전통보 제도’와 관련해서도 정부 기류는 “받을 수 없다”는 쪽이다. 일본이 주장하고 있는, 독도가 포함된 배타적 경제수역(울릉도/독도 중간선 경계)을 묵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송 실장은 사전승인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19일 “모든 문제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협의해 나갈 수 있다”고 협상의 여지를 뒀다. 물론 ‘수로 측량 계획 즉각 철회’라는 단서가 달려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일본 쪽에 공이 넘어가 있다”고 말해 지금의 상황이 본격 협상과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물론 일본은 한국과의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더라도 ‘빈손’으로 물러나기는 어려운 처지다. 이미 수로 측량을 공언하고 측량선까지 동해 쪽으로 이동시킨 상황이다. 이제 와서 한국의 반대를 이유로 중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때문에 외교교섭이 결렬되면 일본은 수로 측량을 강행해 한국에 의해 저지당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본은 한국 경비정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며 한국 쪽의 ‘국제법 위반’을 최대한 부각시킨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들은 측량선이 무장한 순시선의 호위를 받지 않은 채 수로 측량에 나설 예정이며, 한국 경비정이 접근하면 퇴각하도록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이 실력행사에 나서는 모습을 비디오 등으로 찍은 뒤, 6월 열리는 ‘해저지명소위원회’에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본의 정당한 수로 측량을 한국이 불법적으로 가로막았다고 강조함으로써 ‘눈앞의 목표’인 한국의 해저지명 제안을 저지한다는 복안이다.

이제훈 기자, 도쿄/박중언 특파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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