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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독도=분쟁지역’ 버티던 국방부, 윤 질책에 바로 “전량 회수”

등록 2023-12-28 19:51수정 2023-12-29 16:30

민주 “친일 매국 의심 해소하려면 신원식 파면하라”
독도 전경. 경상북도 제공
독도 전경. 경상북도 제공

국방부가 최근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기본교재)에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를 ‘영토분쟁 진행 중’이라고 적은 것에 비판이 일자 잘못을 인정하고 교재를 전량 회수하겠다고 28일 밝혔다. 애초 국방부는 이날 오전까지는 “주변 국가 주장을 인용한 표현일 뿐”이라며 버티다 윤석열 대통령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하게 질책하자 바로 태도를 바꿨다. 앞서 기본교재는 대적관 확립을 내세워 ‘내부 위협세력’을 강조하고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을 깎아내리고, 이승만 전 대통령을 칭송만 하는 등 논란이 됐다. 기본교재는 5년마다 개편되는 군 장병 정신교육 교재다.

기본교재 197·198쪽을 보면, ‘한-미 동맹이 동북아와 인태지역의 평화·안정에 기여한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댜오위다오(일본과 중국 간 영토분쟁)와 쿠릴열도(일본과 러시아 간 영토분쟁)처럼 독도를 한-일 간 영토분쟁 지역으로 기술한 것이다. 이는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이고 독도에 대한 영토 분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정부 공식 입장과 배치된다. 또한 기본교재에는 한반도 지도가 11번 등장하는데, 독도를 표기한 지도는 하나도 없다.

논란이 커지자 이날 오전 10시40분께 국방부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문장의 주어를 보면 주변 국가들을 지칭하는 것이라서 저희 주장이 아니다”라는 면피성 해명을 했다. 하지만 이 직후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국방부가 장병 정신교육 자료에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인 것처럼 기술한 것을 보고받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크게 질책하고 즉각 시정 등 엄중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독도는 명백한 그냥 대한민국 영토다. 즉각 바로잡아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국방부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국방부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이러자 국방부는 오후 1시께 입장문을 내어 “기술된 내용 중 독도 영토분쟁 문제, 독도 미표기 등 중요한 표현상의 문제점이 식별되어 이를 전량 회수하고, 집필 과정에 있었던 문제점들은 감사 조치 등을 통해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재를 준비하는 과정에 치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빠른 시일 내에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한 교재를 보완해서 장병들이 올바르고 확고한 정신무장을 갖추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본교재에는 한-일 관계를 기술한 대목에서 5년 전 문재인 정부 때 발간한 기본교재에 있던 “영토 문제와 역사 요인으로 불편한 한-일 관계”라는 표현 등 영토·역사 문제 대목이 삭제되고, “일본과는 신뢰 회복을 토대로 공동의 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미래협력과 동반자적 관계 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협력만을 강조했다. 또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3·15 부정선거 등 과오에 대한 기술 없이 “자유주의 진영의 지도자”라고 칭송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윤석열 정권은) 강제동원 문제부터 후쿠시마 핵오염수 문제까지 일본에 퍼준 것으로 부족해 우리 영토인 독도까지 팔아넘기려는 속셈이냐”며 “친일 매국 정권이라는 국민의 의심을 해소하고 싶다면 신원식 국방부 장관부터 당장 파면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국방부를 질책한 데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질책할 입장인가. 본인의 저자세 외교가 국방부를 이런 참담한 수준으로 전락시킨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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