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지역의 경제특구 설치와 대한항공이 운영권을 갖고 국제공항으로 현대화 해 중앙아시아의 허브 공항으로 개발하려는 우즈벡 서남쪽에 위치한 나보이 공항 청사 및 관제탑 모습.
[기획] 한국-중앙아시아 협력 전략 : 우즈베키스탄
대한항공이 운영권을 가진 우즈베키스탄의 소도시 나보이 공항의 현대화 사업이 12월 우즈벡 대통령령으로 인근에 첫 경제특구를 지정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우즈벡은 한때 중앙아시아의 중심이자 소련시절만 해도 중앙아 최대 부국이었다. 그러나 90년대 독립 후 특히 2000년 들어 카자흐가 자원개발을 중심으로 급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됐다. 나보이 공항 현대화사업은 중앙아시아의 허브공항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우즈벡의 옛영화를 되찾겠다는 국가적 자존심이 걸려 있는 사업이다. 동북아 허브공항을 지향해 건설된 인천국제공항이 모델이다. 여기에 마산수출자유지역과 같은 경제 특구를 설치한다는 대통령령이 발표된 것이다. 물류기지로서의 공항과 경제특구를 상호 시너지효과로 결합시켜 한국형 경제발전모델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12월 중순 제주도에서 열린 제2차 한-중앙아 협력포럼에 참석한 안바르 살리흐바예프 우즈베키스탄 외교부 차관이 나보이에 첫 경제특구를 설치한다고 밝히면서 한국형 발전모델을 벤치마킹했다고 말한 이유다.
한국인들에게는 낯선 나보이시는 우즈벡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서남쪽으로 비행기로 1시간 15분 거리에 있는 나보이주의 주도다. 나보이는 우즈벡의 민족 시인으로 중앙아시아의 대표적 문인인 알리세르 나보이(1441-1501년)를 기념하기 위해 50년전인 1959년에 건설됐다. 인구는 15만명에 불과하다.
이 소도시가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게된 건 대한항공이 공항운영권을 갖고 우즈베키스탄 항공과 지난 8월부터 공동개발에 나서면서부터다. 대한항공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항공업계에선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벡 대통령은 나보이 공항 현대화를 국가사업으로 지정, 본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임을 천명하고, 공항 운영권을 대한항공에 맡겼다. 대한항공이 나보이 공항을 국제공항 겸 물류허브로 거듭 나게 하기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우즈베키스탄 항공은 이를 바탕으로 군사비행장으로 활용되던 공항을 국제적인 규모의 공항으로 새로 만드는 방식이다. 나보이 공항 현장사무소의 조태연 고문은 대한항공이 나보이 공항 현대화 사업의 운영권을 갖게 된걸 두고 이렇게 비유했다. “공항을 열었는데 대한항공 브랜드가 필요하지 않았겠나” 국제선 항공화물 수송에서 대한항공은 최근 4년간 부동의 세계 1위였다. 우즈벡이 대한항공을 스카웃한 이유다.
대한항공은 한 푼도 투자하는 게 없이 지원 받으면서 물류와 선진 노하우만 제공하고 우즈벡 항공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1년 넘게 공항 물류기지를 조성해 왔다. 12월 1일자로 나보이 공항 운영·관리권을 넘겨받은 대한항공은 8월 말부터 시작된 컨설팅 작업을 마무리해 내년 초엔 마스터 플랜을 내놓을 계획이다.
13만 평 규모의 나보이 공항은 지리적으로 주변에 산이 없는 드넓은 평야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인천공항(3.7km)을 능가하는 길이 4㎞, 너비 45m의 활주로가 갖춰져 있어 747 점보기의 이착륙이 가능하고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이라 기후조건도 비행기 이착륙에 적합하다. 리야지 나보이주 대외경제관계투자무역부 국장은 나보이는 “우라늄, 면화, 화학제품들, 건자재 등의 농업, 광산물 등이 전세계 54개국에 수출되고 있어 무역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또 175km 떨어진 곳에 사마르칸트, 110km 떨어진 곳에 부하라, 히바 등 실크로드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우즈벡 3대 고대 유적 도시 등 20개가 넘는 역사유적들이 남아 있어 관광산업의 전망이 밝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또 교통요충으로서의 입지조건도 갖추고 있다. 인근에는 우즈벡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고속화도로인 E-40번 도로가 지나가고, 국제 철도가 공항 옆을 통과하고 있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여객수송의 증가 등 중앙아 물류 허브로서의 잠재적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물론 여객 화물 터미널, 계류장, 유류저장시설 등이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에 있어 아직은 황량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180억원 규모의 공항 화물 터미널 공사를 나보이콤비나트의 자회사인 한 건설회사가 짓기로 했고, 유류저장시설 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었다. 또 12월 들어서 60실 규모의 현대식 공항호텔이 준공됐다. 이를 배경으로 12월2일 카리모프 대통령이 대통령령으로 이 지역을 경제특구로 공표한 것이다. 글·사진 나보이(우즈베키스탄) / 강태호 남북관계 전문기자 kankan1@hani.co.kr
※ 알리세르 나보이(1441년 2월 9일 ~ 1501년 1월 3일)는 누구? 아프가니스탄의 헤라트에서 태어나 우즈벡어로 시를 쓴 최초의 민족시인으로 우즈벡 독립 후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다. 그 이전에는 아랍어로만 썼다. 나보이 박물관이 타쉬켄트에 있다. 시를 주로 썼다. 정치가이자 미술가이기도 했다. 사랑, 삶, 가족에 대한 시도 많이 썼다. 서사시 가운데 함자라는 시가 있다. 우즈벡 사람들은 그이만큼 글을 많이 쓴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생애 60년 동안 그가 남긴 작품은 16만2000단어에 이른다. 괴테는 5만2000단어, 푸시킨이 6만4000단어라고 한다.
눈덮인 우즈벡 수도 타쉬켄트 거리의 LG 광고판. 타쉬켄트는 돌의 도시라는 뜻이다.2천 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고대도시지만,1966년에 일어난 지진으로 거의 파괴돼 재건했다. 나무와 숲이 많다.
5단계 계획이 완료 되면 연간 화물처리능력 100만t 규모의 국제적 물류공항으로 바뀔 나보이 공항의 조감도. 13만평 규모의 나보이 공항은 현재에도 인천공항(3.7km)을 능가하는 길이 4㎞, 너비 45m의 활주로가 있다. 왼쪽으로 주계류장, 화물터미널 유류저장고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13만 평 규모의 나보이 공항은 지리적으로 주변에 산이 없는 드넓은 평야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인천공항(3.7km)을 능가하는 길이 4㎞, 너비 45m의 활주로가 갖춰져 있어 747 점보기의 이착륙이 가능하고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이라 기후조건도 비행기 이착륙에 적합하다. 리야지 나보이주 대외경제관계투자무역부 국장은 나보이는 “우라늄, 면화, 화학제품들, 건자재 등의 농업, 광산물 등이 전세계 54개국에 수출되고 있어 무역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또 175km 떨어진 곳에 사마르칸트, 110km 떨어진 곳에 부하라, 히바 등 실크로드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우즈벡 3대 고대 유적 도시 등 20개가 넘는 역사유적들이 남아 있어 관광산업의 전망이 밝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또 교통요충으로서의 입지조건도 갖추고 있다. 인근에는 우즈벡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고속화도로인 E-40번 도로가 지나가고, 국제 철도가 공항 옆을 통과하고 있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여객수송의 증가 등 중앙아 물류 허브로서의 잠재적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물론 여객 화물 터미널, 계류장, 유류저장시설 등이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에 있어 아직은 황량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180억원 규모의 공항 화물 터미널 공사를 나보이콤비나트의 자회사인 한 건설회사가 짓기로 했고, 유류저장시설 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었다. 또 12월 들어서 60실 규모의 현대식 공항호텔이 준공됐다. 이를 배경으로 12월2일 카리모프 대통령이 대통령령으로 이 지역을 경제특구로 공표한 것이다. 글·사진 나보이(우즈베키스탄) / 강태호 남북관계 전문기자 kankan1@hani.co.kr
우즈벡 나보이주 나보이시에 있는 알리세르 나보이(1441~ 1501) 동상. 우즈벡어로 시를 쓴 최초의 민족시인으로 우즈벡 독립 후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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