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정 발표땐 5년안 관세 철폐
2007년 5월 시작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2년 2개월 만에 타결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스톡홀름에서 욘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협상과 관련해 “나와 레인펠트 총리는 협상의 모든 잔여 쟁점에 대한 최종 합의안이 마련된 점을 환영했다”며 “우리 두 정상은 협정의 조기 가서명을 위한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웨덴은 유럽연합 의장국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스웨덴의 에바 비엘링 통상장관은 이날 협상의 최종 합의안 도출을 확인하는 별도의 공동 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협상이 타결된 것”이라며 “9월 중 가서명을 하고 협정문 번역을 거쳐 내년 1~2월께 정식 서명식을 한 뒤 국내 비준동의를 거치면 내년 상반기 중 발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인펠트 총리는 “유럽연합 안에서 최종적으로 협정을 (체결)할 때는 회원국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앞으로 여러 난제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협정이 발효되면 유럽연합은 3년 안에 관세의 93%(수입액 기준)를, 5년 안에 모든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한국도 3년 안에 92%, 5년 안에 99%의 관세를 없앤다. 쌀은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된다.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우리나라의 관세환급 제도는 협정 발효 5년 뒤부터 한국산 제품 가운데 제3국에서 생산된 재료 비율이 ‘두드러지게 증가할 경우’ 관세환급률에 상한을 두는 쪽으로 합의를 보았다. 관세환급금은 우리나라 정부가 일부 가공수출 업체에 주는 지원금이다.
정부는 오는 9월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협정에 가서명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정상은 협정이 한국과 유럽연합 경제에 중요한 혜택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보호주의를 배격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스톡홀름/황준범 기자, 김기태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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