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강화된 입국 절차를 시행하는 나라와 지역이 늘고 국외 여행객 감소에 따른 운항 취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평소보다 많은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인천공항/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지역이 91곳으로 늘었다.
외교부가 3일 오후 8시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전면 또는 일정 기간 금지하는 곳은 37곳으로 전날 밤에 비해 태평양 섬나라 나우루가 추가됐다. 나우루는 입국 전 21일 이내 한국, 중국, 홍콩, 마카오, 이탈리아를 방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한국에서 들어오는 사람을 격리하는 국가·지역은 중국을 포함해 24곳이다. 이밖에 발열 검사나 모니터링, 자가격리 권고, 도착비자 발급 중단 등의 검역 강화를 적용한 곳은 30곳이다. 미얀마, 브루나이, 네팔, 베네수엘라, 루마니아, 라이베리아, 민주콩고 등 7곳이 전날에 비해 추가됐다. 미얀마는 입국 전 14일 이내 대구를 방문했거나 발열검사에서 38도 이상인 외국인을 지정병원에 격리한다. 브루나이는 한국을 방문한 후 입국한 외국인에 자가격리를 권고한다. 네팔은 오는 10일부터 한국, 중국, 일본, 이란, 이탈리아를 방문한 외국인의 도착비자 발급을 중단한다.
이미 시행한 조치를 확대한 곳도 있다. 도착비자 발급을 중단했던 인도는 3일 이전에 한국, 이탈리아, 이란, 일본인에게 발급된 모든 일반·전자비자의 효력을 4일부터 즉각 중단하기로 했다. 아직 인도에 입국하지 않은 해당 국민의 비자를 무효화한 것으로 사실상의 입국금지로 볼 수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저녁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과 통화하고 추가적인 입국 제한이나 절차 강화 자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취하는 조치와 관련 노력을 설명하면서 한국에 대한 도착·전자비자 발급이 조속히 재개될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자이샨카르 장관은 한국인의 인도 방문에 불편을 초래할 의도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라면서, 통상적인 비자발급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주한인도대사관을 통해 발급 가능하며, 특히 사업 등 방문목적이 확실하다면 정상적으로 비자가 발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싱가포르는 대구·청도로 한정했던 입국금지를 한국 전역으로 확대했다. 러시아는 사할린에 이어 모스크바에서도 한국발 항공기에서 내린 외국인을 14일간 자가격리하도록 했다.
미국은 아직 한국에 대한 입국제한을 하고 있지 않지만, 공항 탑승구에서 발열검사를 받아야 하며 37.5도 이상이면 탑승이 거부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 사항은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www.0404.go.kr/dev/newest_list.mof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외교부는 수시로 변경되는 입국절차를 출국 전 확인할 수 있도록 탑승객이 공항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해당 국가에 대한 안내 문자메시지를 받을 수 있게 했다. 국내 통신 3사의 협조로 시행하는 문자 발송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실시할 예정인데 적용 공항은 인천공항,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이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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