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뉴질랜드 남성이 국가인권위원회에 낸 진정이 최근 ‘인용’ 결정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19일 지난 7월30일 열린 회의에서 뉴질랜드 남성이 낸 진정에 대해 인용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권위 결정은 법원 판결과 달리 먼저 인용 결정을 한 뒤 구체적인 권고 내용이 포함된 결정문 작성을 한다. 결정문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성추행 관련 권고 내용은 결과 공표를 하지 않아, 인권위가 내린 결정 내용이 공개되진 않을 전망이다.
인권위 결정은 ‘권고적 효력’만 갖고 있지만, 이 사안이 정상 간의 전화회담에서까지 거론된 만큼 외교부와 해당 외교관이 결정 내용을 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앞선 지난달 29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전화 회담 도중 이 문제를 문제를 거론하자 “관계부처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처리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외교부는 지난 3일 이 외교관을 한국으로 소환해 본부발령(대기발령)을 낸 상태다.
인권위는 성추행과 관련한 진정이 인용될 경우 해당 사안이 범죄에 해당된다고 판단할 경우 검찰총장에게 수사를 의뢰하고, 해당 기관장에겐 이 같은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실질적 조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그보다 경미한 사안의 경우엔 피진정인에게 인권위가 주관하는 인권교육을 받게 하고, 진정인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을 담기도 한다. 또, 해당 기관엔 피해자가 고용상·업무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라는 권고도 넣는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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