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28차 한일포럼에 참석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조강연을 마친 뒤 한국측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21년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고리로 한·일 양국의 교착 국면을 풀어보려는 한국 정치권의 대일 외교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악으로 치달은 한-일 관계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오전 비공개로 열린 제28차 한일포럼 기조연설에서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선 문재인 대통령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양국 정상 간의 만남이 필요하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일본 쪽은 현안이 풀려야 한-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그러나 회담을 해서 현안이 풀릴 수 있도록 하는 것, 현안 해결을 촉진하는 게 지도자들의 역할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내년 도쿄올림픽은 일본에게는 경제침체에서 벗어나고 국민들이 다시 희망과 자신감을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도쿄올림픽이 성공하려면 한-일, 북-일, 남-북-일 관계가 도와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김진표(민주당) 한일의원연맹 회장 등 여야 의원 7명은 이날 오후 도쿄 총리관저를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면담을 했다.
최근 분주해진 대일 외교의 배경에는 내년 9월 선거를 앞둔 스가 총리에게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가 절실한 만큼 이를 매개로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 등 접점을 모색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내년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미·일 3국의 협력을 중시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일본과의 관계 회복을 꾀하면서 사전정지작업을 벌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일본이 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한 종래의 강경한 입장을 쉽게 바꾸긴 어려워 보인다. 이날 한일의원연맹과 스가 총리 면담에 함께한 누카가 후쿠시로(자민당 중의원 의원) 일한의원연맹 회장은 “스가 총리가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어려운 환경에 있으니 이 환경을 개선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국 쪽이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생각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은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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