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 “외교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양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 협력이 될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법원이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각 1억원을 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과 관련해 대변인 논평을 내어 “정부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하여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 나갈 것이다. 이 판결이 외교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여 한일 양국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이 계속될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런 입장은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 이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대일 외교의 연장선에서 이 판결이 양국 관계에 미치는 약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앞선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 때는 ‘사법부의 판결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이듬해 한-일 관계를 사상 최악의 벼랑 끝 대치로 몰아갔었다.
외교부는 또 이날 논평에서 “2015년 12월 한-일 정부간 위안부 합의(12·28합의)가 양국 정부의 공식 합의라는 점을 상기한다”고 덧붙였다. 12·28합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고 밝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2018년 1월 발언 이후 사실상 거의 처음 이 합의를 언급한 것이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10억엔의 국가예산을 지급한 당시 ‘합의의 정신’에 기초해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원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말로 해석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