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BAR

오늘 임기 마치는 문재인 대통령…40%대 지지율의 명암

등록 2022-05-09 08:59수정 2022-05-09 23:29

정치BAR_이완의 정치반숙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11일 신임 수석비서관들과 청와대 본관을 나와 차담회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권혁기(왼쪽부터) 춘추관장, 조국 민정수석비서관, 이정도 총무비서관, 문재인 대통령,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일정총괄팀장,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윤영찬 홍보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11일 신임 수석비서관들과 청와대 본관을 나와 차담회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권혁기(왼쪽부터) 춘추관장, 조국 민정수석비서관, 이정도 총무비서관, 문재인 대통령,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일정총괄팀장,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윤영찬 홍보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6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 2층.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들을 초청해 고별 만찬 형식으로 맥주를 마시던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진 촬영을 하러 1층으로 이동하다가 깜짝 놀랐다. 깜깜했던 불이 켜지며 청와대 직원 400여명이 퇴임 축하 케이크를 갖고 등장했다. 직원들의 서프라이즈 이벤트였다. “그동안 참으셨는데 이제는 좋아하시는 술도 드시라”는 내용의 동영상이 재생됐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마이크를 잡고 “수고 많으셨다”는 인사를 건넸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눈물 바다였다. 함께 온 김정숙 여사도 펑펑 울었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행사에는 조국 전 민정수석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오는 9일 밤 임기를 마친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국정 평가 여론조사(한국갤럽 6일 발표)에서 45%의 긍정 답변을 얻었다. 지난해 4월 집값 급등과 엘에이치 투기 의혹으로 29%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다시 반등한 결과다.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임기 말 30%대 이상의 긍정 평가를 얻은 것은 대통령 직선제 부활 뒤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지지층 양극화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청와대 쪽은 이런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전임 대통령들이 실패를 했던 게 비정상이었고, 임기를 잘 마무리한 대통령이라면 지지율이 이정도 나오는 게 민주주의가 정상화된 것”이라고 했다. 국정을 정상적으로 이끈 문 대통령의 리더십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문재인 리더십의 한 사례로 임기 막판 사면 논란을 들었다. 자신의 최측근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한 ‘우리 편’의 사면 요구가 문 대통령에게 빗발쳤지만, 그같은 압박을 원칙대로 버텨냈다는 것이다. 그는 “문 대통령은 권력을 즐기거나 무슨 지위를 누리거나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국정을 또박또박 챙기며 일하는 대통령이었다”고 뒤돌아봤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임기 말 측근 비리에서 시작되는데 문재인 정부에 장악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윤석열 후보가 ‘문재인 정부 적폐를 수사하겠다’고 하자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가장 큰 실패는 사람을 쓰는 일, 인사였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직을 던지고 정치권으로 입문해 결국 정권 교체의 선봉에 섰다. 문 대통령이 페르소나처럼 중용했던 조국 전 장관은 ‘내로남불’의 대명사가 돼 정권의 도덕성 자체에 큰 흠집을 남겼다. 장하성·김상조 등 개혁적 교수 그룹을 발탁한 것도 기대를 받았던 것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권 말기 내각에 들어온 이들도 박범계(법무부)·전해철(행정안전부)·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이른바 ‘부엉이모임’으로 불렸던 ‘친문’ 의원들이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상을 함께 하는 동지 같은 관계인 사람들이 다 화살을 맞거나 청와대로 아예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다. 결국은 (정치적) 세력 관계 속에서 쓸 수 있는 사람의 폭과 깊이가 바뀌는데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대통령이 쓸 수 있는 폭이 점점 좁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6시 청와대를 떠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6시 청와대를 떠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공개된 다큐멘터리 ‘문재인의 진심’에서 ‘대통령 재임 기간이 행복했느냐’라는 질문에 “지금은 그렇게 쉽게 답할 순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많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대한민국의 도약을 이끈 일을 생각하거나, 국민들로부터 지금도 받고 있는 과분한 사랑을 생각하면 행복하다”면서도 “하지만 대통령 직책을 수행하는 것이 행복한지 묻는다면 너무 힘들어서 선뜻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같이 나이 들어가는 아내와 함께 원래 있었던 남쪽 시골(경남 양산)로 돌아가 노을처럼 잘 살아 보겠다”며 국민들에게 보내는 영상편지를 마무리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유승민 “일본에 사도광산 뒤통수…윤, 사과·외교장관 문책해야” 1.

유승민 “일본에 사도광산 뒤통수…윤, 사과·외교장관 문책해야”

한동훈, 이재명 위증교사 무죄 선고에 “1심 판단 수긍 어려워” 2.

한동훈, 이재명 위증교사 무죄 선고에 “1심 판단 수긍 어려워”

[영상] 국힘 ‘8동훈’ 공개 설전…친윤 “의혹 규명” 한 “왕조시대냐?” 3.

[영상] 국힘 ‘8동훈’ 공개 설전…친윤 “의혹 규명” 한 “왕조시대냐?”

한동훈 “이재명 위증교사, 대표적 사법방해…법원, 엄정 판단 할 것” 4.

한동훈 “이재명 위증교사, 대표적 사법방해…법원, 엄정 판단 할 것”

‘이재명 법정구속’까지 언급했던 한동훈 “무죄 판단 수긍 어려워” 5.

‘이재명 법정구속’까지 언급했던 한동훈 “무죄 판단 수긍 어려워”

검사로 돌아간 한동훈, 이재명 유죄 ‘반사이익’ 어림 없다 6.

검사로 돌아간 한동훈, 이재명 유죄 ‘반사이익’ 어림 없다

위증교사 무죄…사법리스크 한숨 돌린 이재명의 미래는? [공덕포차 2호점] 7.

위증교사 무죄…사법리스크 한숨 돌린 이재명의 미래는? [공덕포차 2호점]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