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예비후보 논란? 바텐더가 알려드립니다

[토요판] 친절한 기자들

‘친절한 기자’를 써달라고요? <정치BAR> 꾸리기도 벅찹니다. 신문에 기사도 안 쓰던데 뭐가 바쁘냐고요? 나 참, 정치바는 디지털 정치전문 사이트란 말입니다. 지난 1월부터 종이신문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 콘텐츠들이 마구마구 정치바에 올라오고 있는데 여태 몰랐단 말이에요?

이래 봬도 ‘쉬운 정치’를 지향하는 <정치BAR>의 바텐더(운영진)예요. 썼다 하면 ‘친절’이란 말입니다. 그렇게 여러번 ‘친절하게 써달라’고 얘기 안 하셔도 됩니다. 불친절하게 쓰는 게 더 힘들거든요. 그래서, 뭘 써달라고요? 예비후보 제도요? 정치바의 친절한 설명이 정 필요하시다면, 뭐.

네, 저도 봤어요. 새누리당의 최연소 ‘얼짱’ 예비후보로 알려진 조은비씨가 지난 5일 <일요서울>과 한 인터뷰 영상. 재밌더라고요. “국회에 계류 중인 노동법에 대한 입장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당황하며 카메라 밖 누군가에게 도움의 눈빛을 보내더니 “그 입장은 유보하라”는 말을 듣고는 “그 입장은 아직 예비후보이기 때문에…(답하기 어렵다)”고 하더군요. 너무 준비가 안 된 예비후보더라고요.

‘얼짱’ 포스터로 유명한 새누리당 조은비 예비후보. 유튜브 영상 캡처

에이, 그래도 그건 아니죠. 새누리당 책임은 아니에요. 예비후보는 아무나 할 수 있어요. 피선거권이 있다면 누구나 예비후보자 등록기간에 선거관리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어요. 총선의 경우 선거일 전 120일(2015년 12월15일) 전부터, 기탁금 300만원과 함께 신청하면 돼요. 새누리당 당적을 가진 ‘개인 조은비’씨가 당과 무관하게 예비후보로 등록한 거예요. 새누리당이 조씨에게 예비후보 자격을 부여한 게 아니란 말입니다. 각 정당은 공천 과정을 거쳐 공식 후보를 확정해요. 이렇게 각 당의 후보가 된 이들은 다음달 24~25일 중 선관위에 다시 등록을 해요. 이때부터 각 정당이 책임을 지는 ‘공식 후보’가 되는 거예요.

다 필요가 있어서 생긴 제도예요. 정치 신인들은 현직에 비해 홍보기간이 턱없이 부족하거든요.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 기간 전에 하는 사전선거운동을 엄격히 금지해요. 그러나 현직 국회의원은 정당한 직무활동으로 인정되는 의정활동보고를 통해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을 할 수 있어요. 정치 신인들이 불리하겠죠? 이 때문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이들에 한해 선거운동 기간 전에도 일정 범위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려고 2004년 3월 예비후보 제도를 도입했어요.

아직 많이 부족하죠. 예비후보자에게 허용된 사전선거운동 방식이 매우 제한적이거든요. 선거사무소에 부착하는 현수막과 선거운동용 어깨띠, 명함이 거의 전부예요. 현수막은 선거사무소가 있는 건물에만 붙여야 하고요, 어깨띠는 본인만 착용해야 해요. 명함은 가로 9㎝, 세로 5㎝ 이내로 크기까지 엄격히 규정돼 있어요. 법에서 제한하는 명함 크기를 1㎜라도 벗어나면 선거법 위반이에요.

명함을 자유롭게 배부할 수 있는 사람도 예비후보자 본인, 배우자, 직계존비속(부모, 아들딸, 손자손녀) 정도예요. 배우자가 없거나 직계존비속이 없으면 명함 돌릴 사람도 마땅치 않은 거죠. 선거사무원도 예비후보자의 명함을 돌릴 수 있지만 예비후보와 함께 있을 때만 가능해요. 선거일 90일 전까지는 의정활동보고서를 사실상 거의 무제한 배포할 수 있는 현직 국회의원과 비교하면 정말 하늘과 땅 차이죠.

김원철 정치에디터석 정치팀 기자

불공정하니 고치자고요? 참 순진하시네요.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거법 조항을 손볼 리가 없잖아요. 게다가 이번에는 선거구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지난달 1일부터 선거구 자체가 사라졌지만 아직 새로운 선거구는 오리무중이에요. 정치 신인들은 손발 묶인 걸로도 모자라 경기장도 모른 채 뛰고 있는 상황인 거죠.

이렇게 친절한 기사는 처음이라고요? <정치BAR>엔 이런 콘텐츠가 널려 있어요. 주소창에 www.polibar.co.kr, 인터넷 검색창과 페이스북에서 ‘정치BAR’를 넣어보세요. 아참, 텔레그램(https://telegram.me/polibar99)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김원철 정치에디터석 정치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