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남기남의 솔까쓰
그래픽_김승미
향후 조사 계획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오늘도 나라 걱정에 하루를 보내지만…
딱히 할 일이 없는 남기남 기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여론조사입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25일부터 보름 동안 진행하는 설문조사였습니다. ‘그런데 왜 나한테…’
부끄러움 많이 타는
남 기자 전화를 받으니 말문이 막힙니다.
2만명 규모의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휴대전화 90%·집 전화 10%)를 건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남 기자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디서 들은 건 있어서 묻습니다.
남기자: “시민대표참여단에 저도 들어가는 건가요?”
전화조사원: “설문조사 응답자 2만명 중
500명을 무작위로 골라내니
선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시면 됩니다.”
남기자: 뽑아주세요!!!
남 기자가 사는 곳과 나이를 묻습니다.
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을 알고 있는지,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공사를 중단해야 할지,
재개해야 할지 물어봅니다.
그리고 시민대표참여단 참여의사를 묻습니다.
“남기남님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참여단에 선정됐습니다.”
9월16일부터 10월15일까지 한 달 동안
핵발전을 잘 모르는 자신이
‘숙의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는 소리에
남 기자, 부담을 팍팍 느낍니다.
“시민대표참여단이 뭐하는 거지?”
핵발전 찬반 단체와 전문가들이
직접 만든 자료집을 공부하고
온라인 강의를 듣고, 각종 토론회·간담회,
2박3일간의 합숙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조금 마음을 놓습니다.
“일단 공부하면 되겠지”
소식에 환호성을 지릅니다.
한 달 동안 각 과정에 참여할 경우
수당 형식으로 10~15만원 정도
지급될 예정이라네요.
나름 공사다망한 남기자,
수업 시간을 잊고 ‘결석’할까 봐 걱정합니다.
단, 필수·선택 프로그램에서
필수 과정에 빠질 경우 최종 조사에
응하지 못하고 ‘중도탈락’입니다.
시민들이 신고리 5·6호기 핵발전소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습득한 뒤 응한 최종조사 결과라야
신뢰성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에
남 기자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총사업비는 8조6000억원,
이미 집행된 돈만 1조6000억원
숫자에 약한 남 기자, 액수가 가늠이 안 됩니다.
국가 중대사 결정에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다는 사실에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를 누릅니다.
한 달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겠다고 다짐합니다.
시민의 눈높이로 우리 사회가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신중히 고민해 보겠다고 마음 먹습니다.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나든
갈등이 아닌 통합의 디딤돌이 돼야 할 것입니다.
남 기자는 이번 공론화가 ‘숙의 민주주의’의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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