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을 방문,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돌아본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소상공인에 ‘선제보상’ 방안을 내놓는 등 방역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치솟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대선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집권여당 대선 후보로서 ‘코로나 민생’ 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15일 첫 일정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서울 보라매병원을 방문했다. 지난 주말 확진자 밀접 접촉으로 전날 일정을 전면 취소했던 이 후보는 음성 판정을 받은 뒤 방역·치료 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곳에서 의료진을 만나 “검사가 늘면 환자가 느는데, 병실과 위중증 환자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전체적으로 병상 확보가 문제이고, 병상에 따른 시설과 인력도 문제다. 상응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들과 만나서는 “다시 방역을 강화하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이 너무 클 수 있다”며 “‘선 지원 후 정산’ 방식으로 지원과 보상을 적절히 섞고 특히 금융지원 아니라 재정지원 확대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상 부족 등 정부 비판에 귀를 기울이면서 동시에 전날 긴급성명을 통해 밝힌 ‘일상회복 멈춤’과 ‘선 보상지원’ 방안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에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자칫 정부의 방역 실패 책임을 여당 대선 후보가 떠안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특히, 지난해 총선에서 방역 성공에 힘입어 대승했던 ‘코로나 프리미엄’이 이번 대선에서는 오히려 역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3월까지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 야당의 공세가 계속된다면 (이 후보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의원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대선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후보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은 실행력 측면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비교우위를 과시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윤 후보는 50조원, 김종인 총괄위원장은 100조원 지원을 주장하면서도 ‘집권 이후에 실행하겠다’고 웅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연일 ‘소상공인·자영업자 선보상’, ‘손실지원금 100조원’, ‘백신 부작용 책임제’ 등을 정부에 촉구하며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은 후보의 유불리를 떠나 국민들에게도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여당 대선 후보로서 필요한 대책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게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다른 선대위 핵심 관계자도 “총선은 과거 평가로 표심이 작용할 수 있지만 대선은 미래의 능력을 보는 선거”라며 “위기상황의 위급성을 알리고 적극 대처하는 모습을 통해서 국민들은 누가 코로나를 잘 극복할 수 있는 ‘방역 대통령’인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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