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박근혜 사면에 “국정농단 당시 견제 못해 송구”

“개인적 인연 때문에 건강 굉장히 걱정”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4일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근혜 키즈’로 정계에 입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소식에 “당대표로서 국정농단 사건 당시 당이 충분히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윤석열 대선 후보를 통해 만드는 차기 정부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됐던 엄격한 법리가 앞으로 정치를 하는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새기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다시 한번 당 대표로서 박 전 대통령 집권 시기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민들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입법부로서 충분한 견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그는 “윤석열 후보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차기 정부에선 절대로 국정농단 사태 같은 것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적으로 개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하면서 ‘박근혜 키즈’로 불렸다. 이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인연 때문이라도 저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 등에 굉장히 걱정이 많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박 전 대통령 주변 인사들과 소통하며 건강 문제 등을 파악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별사면 대상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제외된 데는 “사면에 대한 전직 대통령들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않아서 청와대에 구체적으로 제안한 일도 없고 할 생각도 없다”며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제반 사항을 고려해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복권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가석방 출소에 대해선 다른 견해를 보였다. 이 대표는 “이 전 의원은 본인 형기 일정량 이상을 채웠기 때문에 가석방 대상이어서 여기에 정치적 판단이 들어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그러나 한 전 총리에 대해선, 앞으로 어떤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정치적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장나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