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비엔비(BNB)타워에서 열린 제이피(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9일 윤석열 대선후보를 만나 선거대책본부 합류를 위해 내건,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 두 가지 조건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첫번째 요구 조건의 구체적 내용이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 특정 인물을 전략공천하라는 것이었다는 사실이 보도되며 당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홍 의원이 첫번째로 거론한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관련해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한다는 것은 좀 국민들이 신뢰하는 사람을 쓰라는 것이고, 그 사람을 쓰라는 말이 지금 이 상황에 나온 것은 본인 사람을 쓰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 의원의 요구는) 제가 예전에 소값이라고 표현했던 것”이라며 “홍준표 (전) 대표의 합류라고 하는 것은 실제로 선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이 윤 후보를 돕는 조건으로 전략공천이라는 ‘소값’을 요구하며 거래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또 “홍준표 대표가 봤을 때 본인과 오랜 인연을 맺었다는 인사라기보다는 국민의 시각에서 봤을 때 ‘저 정도면 탕평 인사이고 굉장히 훌륭한 인사다’라고 할 만한 사람들을 추천했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후보의 지지세라든지 아니면 선거 캠페인의 방식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상당히 정립되어 있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어떤 변화를 주는 것에 대해서 후보가 또 조심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그건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회의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도 비판을 쏟아냈다. 권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국면이라는 절체절명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만일 그렇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 자격은커녕 당원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의 지도급 인사’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홍 의원의 공천 요구가 과도하다고 비판한 것으로 비쳐졌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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