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선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로 윤석열 당선자의 승리에 힘을 보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안에선 안 대표를 둘러싸고 ‘인수위원장’ ‘초대 국무총리’ 기용 등 각종 하마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안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이 나라를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 유능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뜻에 보답해야 한다”며 “미래와 국민통합으로 가는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윤 당선자와의 공동정부 운영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윤 당선자는 이날 안 대표의 역할을 두고 “신속한 합당이 중요하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우리 안 대표는 어쨌든 우리 당과 정부에서 중요한 도움을 주시고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 당선자와 안 대표는 11일 만나 인수위 및 공동정부 구성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에선 윤 당선자가 안 대표와 인수위원회와 공동정부 구성을 함께 합의했던 만큼, 안 대표가 차기 정부의 5년 밑그림을 그릴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윤 당선자와 가까운 한 의원은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요구하면 당선자가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 쪽에서도 인수위 참여에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 쪽 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인수위 등) 본인의 역할을 최대한 해보겠다, 모든 것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안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대신 다른 인사를 추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는 오는 5월 초대 총리로 지명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당이 안 대표 지명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민주당에서 제시한 통합 정부에도 맞는 인물이라 ‘안철수 카드’가 여러모로 최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정 자리를 맡는 대신 국민의힘과의 합당 이후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거나,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안 대표 쪽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및 이준석 당 대표와의 신경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선자가 비서실장 자리에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을 앉힌 건 안 대표 쪽에 대한 견제를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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