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자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이명박 정부 출신들이 다수 포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정치 경험이 없는 윤 당선자가 정치 입문 초기 이른바 ‘친이계’ 의원들과 맺은 인연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15일까지 확정된 인수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은 모두 이명박 정부에서 중용된 전력이 있다. 윤 당선자의 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한 김성한 간사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외교안보자문위원을 거쳐 외교통상부 2차관으로 일했다. 김태효 인수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외전략비서관을 거쳐 수석급인 기획관까지 올랐다. 이종섭 인수위원도 이명박 정부 시절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을 거쳐 대통령 비서실에서 안보정책담당관으로 일했다. 경제1분과 간사로 임명된 최상목 인수위원은 박근혜 정부 때 기획재정부 차관까지 올랐지만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을 총괄한 강만수 기재부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미래전략정책관을 역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의원은 현재 윤석열 당선자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다. 대표적인 친이계 정치인인 장제원 의원은 당선자 비서실장이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에 내정된 윤한홍 의원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다. 이명박 청와대 춘추관장·홍보기획비서관이었던 이상휘 전 방송통신심의위원도 이번에 인수위 정무2팀장에 임명됐다. 인수위 행정실장인 서일준 의원은 이명박 청와대 행정관이었다.
윤석열 인수위에 ‘엠비 라인’이 대거 포진된 건, 핵심 측근그룹인 이른바 ‘윤핵관’의 정치적 출신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 당선자가 정치 입문 초기부터 친분을 맺은 이들이 대부분 ‘친이계’ 정치인이어서, 이들을 통해 정책 조언을 받고 실무 지원을 받게 되고 자연스럽게 인사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당선자가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치권 인맥이 약하다보니 입문 초기에 구성된 인맥 중심으로 (인수위 인사가)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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