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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취임 전부터 안보 1번지 홀대”…대통령 집무실 이전설에 군 뒤숭숭

등록 2022-03-16 19:57수정 2022-03-18 13:31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로 옮기면
국방부·합참·방위사업청 연쇄 이동
“엄중한 시기에 예정에 없던 이전
불필요한 혼란 초래” 우려 나와
오른쪽 붉은색 원 안이 국방부 본부와 부속건물들이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 쪽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이 사진은 2016년 10월에 촬영됐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오른쪽 붉은색 원 안이 국방부 본부와 부속건물들이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 쪽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이 사진은 2016년 10월에 촬영됐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탈권위주의’를 외치며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를 새 집무실로 점찍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경호 등의 이유로 용산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자,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이 몰려 있는 ‘안보 1번지’ 분위기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전 후보지로 꼽히는 국방부·합동참모본부·방위사업청 해당 부서에서는 사무실 이전 일정과 장소가 공지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곳에서 일하는 복수의 공무원들과 군 관계자들은 “3월 말까지 국방부가 본관 건물을 비우고 4월에 건물 리모델링을 거쳐 5월초에 윤 당선자가 입주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 분야의 한 공무원은 “다음주까지 현재 사무실 짐을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옮길 준비를 하라고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이 국방부 본관으로 오면, 국방부와 합참, 방위사업청 사무실들이 연쇄적으로 이동해야 한다. 지난 2003년 건립된 국방부 본관에 있는 장·차관실과 각 국·실 사무실은 합참과 국방부 별관(국방부 옛청사)로 사무실을 옮기고, 국방부 별관을 사용 중인 부서는 서울 용산 후암동 옛 방위사업청 건물로 갈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이날 “기존 청와대로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라며 ‘단 하루도 현 청와대에서 일할 생각이 없다’는 윤 후보자의 뜻을 거듭 확인했다. 만약 오는 5월10일 대통령 취임식까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마무리 지으려면 4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군 외부에서는 상명하복에 익숙한 군 조직이 사무실 이전을 지시하면 따를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실제 군 내부 분위기는 혼란스럽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연속 발사로 군사 대비태세를 가다듬어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예정에 없던 사무실 연쇄 이전으로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선거기간 튼튼한 안보를 강조하던 당선자가 안보1번지를 취임전부터 홀대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 출신 인사도 “윤 당선자가 외교안보 분야의 구상을 가다듬어 정책을 구체화할 시기에 에너지, 시간, 관심을 다소 엉뚱한 곳에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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