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전 사무총장.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윤석열 당선자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추진에 대해 “처음부터 왜 저렇게 무리하게 고집을 부리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22일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당선자 쪽이 너무 무리한 느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윤 당선자가 제왕적 대통령 종식을 위해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한다고 밝히면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제도를 고쳐서 제왕적 대통령의 인사권, 감사권, 예산(권한) 등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은 있어도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소리는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거기(청와대)에 들어간다고 제왕적 대통령이 되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 했다. 대통령 권한 분산과 집무실 이전은 무관하다는 이야기다. 유 전 총장은 ‘청와대에 한 번 들어가면 못 나온다’는 윤 당선자의 발언을 두고도 “(청와대가) 무슨 감옥도 아니고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유 전 총장은 윤 당선자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그러니까 항간에는 요상한 소리들이 돌아다니는 것 아니겠냐”고 되묻기도 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무속 연루설’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그것(무속)도 영향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윤석열 당선인 세평을 들어보면 그렇게 무리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그러는데, 당선되자마자 이렇게 무리하는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다들 궁금해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두고 문재인 정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충돌하는 모양새가 된 것에 대해서는 “당선인 쪽에서 만사 제치고 우선 대통령을 만나서 도와주십시오 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라며 “사면을 할 거라는 둥, 측근들이 그런 소리 하는 바람에 만나는 일정이 늦어졌다. 당선인 쪽에서 몸달아서라도 빨리 만나자고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당선이 됐는데, 내가 하자고 그러면 다 따라와라’는 태도로 비친다. 인수위 시절이 원래 대통령이 제일 기고만장할 때”라며 “당선자가 최소한 이런 문제가 있으면 야당 대표를 한번 만나서 설명도 하고 그랬어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당선자 쪽에서 일정을 합리적인 선에서 양보하는 게 순리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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