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도착,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선자 대변인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한 뒤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 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함에 대해 말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자는 이날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집을 찾아 1시간 가량의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박 전) 대통령님 건강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며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 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함이나 이런 것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윤 당선자가 검사 시절이었던 2016년 특검 수사팀장으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며 박 전 대통령에게 중형을 구형했던 ‘과거사’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자는 이어 “박 전 대통령님 지금 살고 계시는 생활 불편하신 점이 없는지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고도 했다.
함께 배석했던 윤 당선자 쪽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 쪽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회동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전했다. 윤 당선자가 박 전 대통령에게 과거 수사에 대해 “참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 없이 담담히 들었다고 유 변호사는 전했다. 권 부위원장은 윤 당선자가 “박 전 대통령의 굉장히 좋은 정책이나 업적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 박 전 대통령이 했던 일들, 정책에 대해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도 해서 박 전 대통령께서 제대로 알려지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고, 이에 박 전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또 윤 당선자는 박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가능하면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당선자는 박 전 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도 “박정희 대통령께서 당시 내각과 청와대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자료를 봤고 박정희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한 분들을 찾아뵙고 국정을 어떻게 이끌었는지 배우고 있다”고 했다. 또 윤 당선자의 “당선되고 나니 걱정돼서 잠이 잘 오지 않더라’는 말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가 무겁고 크다”고 답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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