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두달여 만에 20%대로 떨어졌다.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지지율까지 떨어진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은 28%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6월 둘째주(53%) 이후 한 달 넘게 하락해오다 지난주 32%에서 하락세가 멈춘 듯 했으나, 이번주 조사에서 4%가 추가로 빠지며 취임 이후 처음으로 30% 선이 무너졌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지난주 60%에서 2%포인트가 오른 62%를 기록했다.
세대별로 보면, 긍정 평가는 18∼29살에서 9%포인트 하락한 20%를 기록하는 등 낙폭이 컸고, 60대에서도 9%포인트 빠져 40%를 나타냈다. 30대와 40대의 긍정 평가율은 17%로, 연령대별 최저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이유를 보면, ‘인사’가 21%로 가장 높았다. 또한 최근 불거진 경찰국 신설(4%)과 여당 내부 갈등 및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문자메시지 노출(3%) 등도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노출 이후 표출되고 있는 여당 내 갈등이 추가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탄핵이나 소고기 파동 때처럼 국가적 위기가 있는 상태가 아님에도 취임 초 20%대까지 지지율이 떨어진 건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국정 운영에) 상당히 검열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당내 지도부 체제를 두고 혼란이 길어지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지율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만 보고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기존의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 이 시점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아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원래 하려고 했던 것을 찾아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묵묵히 하다보면 국민들도 다시 생각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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