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에서 29일 권성동 원내대표 사퇴론이 빗발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권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기로 한 데 따른 반발이다. 권 원내대표는 “새 비대위 구성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사퇴 시한을 제시했지만, 당내 상당수는 그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의원총회에서 밝혔듯 원내대표로서 제 거취를 새로운 비대위 구성 이후 제가 스스로 결정하겠다”며 “저에게 주어진 직무와 의총 결정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추석(9월10일) 전 새 비대위를 출범시킬 때까지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표시한 것이다. 이날 비대위는 “누군가는 비대위 회의를 주도해야 하기 때문에”(박정하 대변인)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기로 했다.
당 안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즉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권 원내대표가 스스로 현명하게 판단해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즉시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새 원내대표를 뽑아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윤상현, 유의동, 최재형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어 권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당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권 원내대표는 스스로 사퇴를 통해 당의 조속한 정상화에 물꼬를 터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윤상현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실세인 장제원 의원이 “그럼 당 수습은 누가 하느냐, (권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새 비대위를 출범시킬 사람이 없지 않나”라며 대안 부재론을 편 데 대해 “115명 의원 중에 위기를 타개할 능력을 갖춘 사람이 없겠느냐. 너무나도 아전인수격 (발언)이다”라고 반박했다.
‘내부총질 문자유출 사태’ 등으로 권 원내대표가 이미 지도력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터져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는 리더십을 상실해 정치적 정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서 “원내대표로서 헛발질하면서 밑바닥이 다 드러났고, 권위가 사라진 마당에 원내대표 자리를 붙잡고 뭉개는 이유가 뭐냐”라고 공격했다. 한 초선 의원도 <한겨레>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는 사태 수습을 할 때까지 직을 유지하겠다는 것인데 의원들이 느끼는 것은 다르다. 밀려서 그만두기 전에 빨리 스스로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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