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이 8일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관해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추석을 앞두고 불리한 정치적 사안에 관해 의도적으로 거리를 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발의하고 대통령을 고발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을 받고 “별 입장 없다. 지금 제가 제 문제나 이런 것을 가지고 신경 쓸 상황은 아닌 것 같고 나중에 적절하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난맥상을 “윤 대통령이 결자해지 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다른 정치인들이 무슨 말을 하고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오로지 제 머릿속에는 어려운 글로벌 경제 위기와 우리가 입은 재난에 대해 국민을 어떻게 살필 것인지, 그것 외에는 다른 생각을 근자에 해본 적이 없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전날 민주당은 김 여사를 겨냥한 특별검사 임명 법안을 당론 발의했고,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정치 현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리두기는 ‘민생 행보’를 부각하겠다는 대통령실의 뜻과 무관하지 않다. 대통령실은 최근 20% 후반 고착화 조짐을 띄는 윤 대통령 지지율을 반등시키려고 경제 회복, 재난 복구 행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도 ‘경제 위기 극복’ ‘재난 대응’ 등을 언급하며 민감한 답변은 피해갔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윤 대통령 발언이 나온 지 20여분 뒤 페이스북에 “‘나는 돈에 관심 없어요’ 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그 사람은 돈에 미친 사람”이라고 적힌 사진을 게재했다. 윤 대통령이 말로는 ‘당무 불개입’ 원칙을 밝히고 있으나, 실상은 반대라는 비판적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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