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878억 영빈관’ 짓는다…“국격 맞추려고”

애초 밝힌 이전 예산 496억원 이미 초과
“국방컨벤션센터 국격 안 맞아 신설 제안”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유네스코 대사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800억원대의 예산을 들여 외빈 접견 시설 신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를 보면, 외빈 접견과 각종 행사 지원 등을 위한 ‘대통령실 주요 부속시설 신축’에 878억63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으로 외빈 접견 등에 활용됐던 청와대 영빈관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신축에 나선 것이다.

총 사업 기간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2년으로, 내년도 예산으로만 497억4600만원이 배정됐다. 대통령실은 사업 기간 단축과 예산 절감 등을 위해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2024년 상반기까지 사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집무실 이전에 496억원 수준의 예산이 들 것이라 밝혀왔다. 하지만 이미 대통령실 이전을 위해 다른 정부 부처 예산 306억9500만원을 추가로 끌어 쓰는 등 관련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용산으로 이전 뒤 내외빈 행사를 국방컨벤션센터 등에서 열었으나 국격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며 “이에 부속시설 신설 필요성을 국회에 제안한 것으로, 예산안의 최종 결정권은 국회에 있다”고 해명했다.

심우삼 기자 [e-mail] 배지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