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법제처, 감사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최재해 감사원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해 국방부가 밈스(MIMS·군사정보체계)를 삭제했다고 발표했지만, 국정감사에서 밈스의 의미에 대해 답변하지 못하면서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답변 대신 “이건 중대한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국감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수사요청이 밈스에 있는 군 첩보 관련 보고서(SI)를 삭제했다는 뜻인가”라며 “밈스가 뭐냐”고 물었지만, 최 원장을 답을 못했다. 최 원장은 에스아이의 의미를 묻는 기 의원의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했다. 기 의원은 유 사무총장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고, 유 사무총장은 “정확한 용어는 기억하지 못한다. 특별정보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기 의원은 “밈스, 에스아이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원장, 사무총장으로 앉아서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검찰의 길잡이가 됐다”며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하게 일하냐”고 질타했다. 이어 “5년간 3만8500건의 군 첩보 관련 보고서가 밈스에서 삭제됐는데 전부 다 감사해서 수사요청할 거냐”며 “60건 삭제됐고, 원본은 남아있는데 법정에 가서 판단 받으라고 무책임한 얘기를 할 수 있냐”고 덧붙였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4일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군 첩보 관련 보고서 60여건이 삭제됐다는 등의 이유로 국가안보실, 국방부 등 5개 기관 20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은 직권남용·공용전자기록 손상 등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됐다.
기 의원의 발언 도중 유병호 사무총장은 마이크를 잡고 “이건 중대한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9개 기관이 일사불란하게 말이 되는 사안입니까. 의원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 의원도 “여보세요,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전화 통화했냐는 데 대해 하루에 네 번 말이 바뀌면서 대통령실 끌어들여 문제를 키운 장본인이 어디서 목소리를 높이는 거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답변을 들으라”고 소리쳤고, 기 의원은 “역성 들 걸 역성들라”고 맞받았다. 최재해 원장은 “군사 용어를 모두 아는 게 아니”라면서도 “훈련된 직원들이 감사 나가서 객관적 증거에 의해 감사결과가 도출돼서 혐의가 있다고 생각한 부분에 대해 수사요청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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