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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국힘, 연일 가짜뉴스 운운하는데…“정부 책임론 차단용” 비판

등록 2022-11-01 15:55수정 2022-11-01 17:08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연일 가짜뉴스의 폐단을 언급하고 있다. 집권여당이 참사 진상규명보다 정부 책임론 방어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태원 사고와 관련 가짜뉴스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며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키며 혐오와 갈등을 유발하는 등 사고 수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뚫린다, 사드 전자파에 몸이 튀겨진다, 세월호는 미군 잠수함과 충돌했다는 등 가짜뉴스 사례를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심지어 독가스 이런 말도 나온다”며 “경각심을 촉구하기 위해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형 사고의 트라우마를 키우는 민주당 일각의 남 탓이나 아니면 말고 식 가짜뉴스를 내지르고 보는 무책임함은 자제 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경찰 배치 인원이 이전보다 적었다거나 청와대 이전 때문에 경찰 병력이 빠졌다는 등 사실관계가 틀린 말들을 가짜뉴스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논평을 내어 “각종 유언비어와 가짜뉴스가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서로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기에 마녀사냥식 유언비어는 국민에게 혼란만 불러일으킨다”고 밝혔고, 지난 30일에는 양금희 수석대변인이 “국가 위기 상황에서 유포되는 가짜뉴스는 정부의 행정력을 분산시키고 사고 수습을 어렵게 만드는 망국적 선동”이라고 논평했다.

전문가들은 집권여당이 희생자나 유가족에 대한 인권 보호 차원에서 가짜 뉴스의 폐단을 비판하는 것이라기 보다 정부 책임론을 차단하는데 더 치중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은 경찰과 정부, 서울시와 용산구가 넋 놓고 있다가 상황을 방치한 것”이라며 “집권여당이 박근혜 정권 때 발생한 세월호 참사처럼 정부 책임론이 제기되는 걸 막으려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도 “정부 차원에서 아무도 제대로 된 사과나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이지 않는 와중에 가짜뉴스 프레임이 등장했기 때문에 더욱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며 “광우병 사태나 사드 배치 등 당시 여당이 국민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해 위기가 왔던 상황을 가짜뉴스 탓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결국 이태원 참사가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의 위기로 이어질까 봐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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