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오미자 주스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당 지도부 만찬보다 먼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과 관저에서 부부 동반 만찬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년 전당대회를 앞둔 당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께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 부부를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했다. 이들은 모두 당내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의원이다. 지난 24일 본회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표결에서 장제원, 윤한홍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고, 권성동·이철규 의원은 본회의에 불참했다. 대통령실이 불편한 기류를 보인 국정조사에 나란히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특히, 윤핵관 초청 만찬은 지난 25일 열린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만찬보다 먼저 열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임에 서로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진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의원을 함께 불러 두 사람을 묶는 자리를 만들었다. 당 안팎에서는 이르면 내년 3월 전후로 열릴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 결속을 다지는 자리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친윤계는 모임인 ‘민들레’를 이름을 바꿔 연내 출범시킬 예정이다. 친윤계 한 의원은 <한겨레>에 “12월 중순 전에는 출범시킬 생각이다. 여기서 전당대회 관련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윤계 의원은 “시점을 봐가면서 조기 전당대회에 대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에서는 윤 대통령이 다시 당내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말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란 문자를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에게 보낸 것이 알려져 홍역을 치렀다. 문자 여파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4%까지 떨어졌다. 한 초선 의원은 “공교롭게도 친윤계 의원들이 윤 대통령을 만난 뒤 국조에 모두 반대 의사를 밝혔다”며 “윤 대통령이 솔직히 ‘편가르기’를 조장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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