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2월 말께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꺼낸 ‘수도권·엠제트(MZ) 세대’ 대표론을 두고 당권 주자들과 친윤(친윤석열)계가 갑론을박을 벌이며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대 출마에 뜻을 둔 일부 주자들은 6일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다른 반응을 나타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장은 6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거명되는 당권 주자들을 쭉 나열하고 이렇게 비판하시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유감”이라며 “내부 총질보다 더 나쁜 것이 내부 ‘디스(깎아내리기)’”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경북 언론인 초청 토론회에서 권성동·권영세·김기현·나경원·원희룡·윤상현·조경태·황교안 등 당권 주자들 이름을 나열하고 “이길 수 있는 확신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당원들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울산이 지역구인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가치의 유연성을 높이고 세대를 폭넓게 아우르며 지역을 확장하고 계층을 넓히는 ‘가·세·지·계’를 펼칠 것”이라고 적었다. 주 원내대표가 밝힌 수도권·엠제트 세대론에 아랑곳없이 전대에 나서겠다는 뜻을 표시한 셈이다.
그러나 인천이 지역구인 윤상현 의원은 <한겨레> 통화와 페이스북에서 “처절한 수도권 선거에 한번 나와보면 그 심정을 알 것”이라며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 중원 전투를 진두지휘할 강력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했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는 ‘수도권, 엠제트 세대’ 담론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왜 스스로 당을 왜소하게 만드는 발언을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주 원내대표에게 직격타를 날렸다. 7일 출범하는 친윤모임 ‘국민공감’ 간사인 김정재 의원도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예전에 영남권 당대표들이 우리 총선을 압승으로 이끌었다. 수도권 당 대표자들은 총선을 참패했다”고 말했다. 국민공감에는 국민의힘 의원 115명 가운데 65명 가량이 참여한다. 이런 가운데 주 원내대표의 ‘수도권·엠제트 세대’ 대표론은 결국 한동훈 법무부 장관 당 대표 차출이라는 ‘윤심’을 담은 것이라는 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쪽은 정치 경험이 없는 한 장관의 대표 차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기류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너무 과민반응이고 과장되게 이해하시는 듯하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한겨레> 통화에서 친윤계의 발언을 두고 “성에 안 찬다는 말을 들은 나도 주 원내대표의 발언을 당을 위한 충정으로 받아들인다”며 “말을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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