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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예산안 합의 한 발 물러선 민주당 “국조 회피 막는 것도 중요”

등록 2022-12-16 03:00수정 2022-12-16 10:14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사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사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15일 김진표 국회의장의 ‘법인세 1%포인트 인하’ 중재안 수용을 보류하면서, 여야는 이날도 내년도 예산안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방안(25%→22%)을 “초부자 감세”라며 반대해온 더불어민주당은 김 의장의 중재안을 즉시 수용하겠다고 밝히며, 협상 공간을 키웠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국회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초대기업 감세가 경제 상황 개선에 도움이 안 되고 민생에 도움이 안 된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상인적인 현실감각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며 김 의장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초부자감세’라며 법인세 인하 불가 방침을 밝힌 데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그는 “가짜 엄마와 진짜 엄마가 아이를 서로 당길 때 진짜 엄마가 손을 놓아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법인세 인하에 반대하며 민주당 자체 수정 예산안을 단독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지만, 당은 중재안 수용을 결정했다.

이 대표가 중재안 수용으로 입장을 선회한 데는 새 정부 첫 예산을 야당 수정안으로 통과시키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초유의 예산안 단독 처리가 현실화하면 거대 야당이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 같다.

‘여야 합의’를 중시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가능성이 낮다는 현실적 고려도 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7일까지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예산안 처리와 연동돼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대표는 “내일이 벌써 이태원 참사 49재다.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호소하는 유족의 절규를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며 “정부 여당이 예산 협상을 핑계로 시간을 끌면서 국정조사를 회피하는 것을 막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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