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 집무실 책상위에 놓인 흰색 전화기(북한 직통 핫라인)를 가리키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북쪽에서 회선을 전부 차단하고 있고 대화 자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AP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북한의 안보리(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과 9·19 군사합의 위반은 상당히 심각한 위협”이라며 “한·미가 북핵 위협에 함께 노출돼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에이피>(AP) 통신과의 새해 인터뷰에서 “정부 출범 뒤 꾸준히 이 문제(한·미 공조)에 관심을 갖고 논의해왔다”며 이렇게 밝혔다. 윤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는 취임 후 4번째다. 인터뷰는 하루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의 북핵 대응 공조 방안으로, ‘핵 공동기획·실행’ 방침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이 알아서 다 하는 시스템에서 한·미가 힘을 합쳐서 대응한다는 차원으로 보면 될 것 같다”며 “미국의 핵 자산을 운용하는 과정에 한국도 참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소위 말하는 공동기획, 공동 실행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도상연습(TTX·Tabletop exercises), 시뮬레이션도 있고 핵 투발수단의 기동에 관한 연습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도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사실상 핵공유 못지않은 실효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된 무력시위에 대해서는 “북한의 불법적 도발 행위들은 결국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한·미·일 간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한국과 인근 일본은 물론 미국 본토에까지 직접적 위협이 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긴장 관계가 심화하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부분 전쟁이 그렇듯 어떤 오판이 심각한 전쟁 상태로 가는 것을 우리는 역사상 많이 봐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남북 지도자들이 남북 대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했고 북핵 프로그램 제거에는 실패했다면서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를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특히 집무실 책상에 놓여있는 흰색 전화기(남북 정상간 소통 수단인 핫라인)를 가리키며 “북쪽에서 (직통 전화) 회선을 전부 차단하고 있고 대화 자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신속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잘못된 신호를 북한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침략행위를 저지르고도 국제사회에서 상응하는 제재나 징벌을 받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북한의 도발을 부추기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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