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인 ‘천공’의 유튜브 강연 장면. 유튜브 갈무리
대통령실이 3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 관저 후보지였던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역술인 천공이 다녀갔다’는 주장을 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이를 보도한 <뉴스 토마토>, <한국일보>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역술인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였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가짜 의혹을 제기한 것은 공무원들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천공이 왔다고 들은 것을 들었다’는 식의 ‘떠도는 풍문’ 수준의 천공 의혹을 책으로 발간한 전직 국방부 직원과 객관적인 추가 사실확인도 없이 이를 최초 보도한 두 매체 기자들을 형사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대통령실 실무진이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부 전 대변인은 이날 출간되는 책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서 ‘천공이 한남동 관저를 다녀갔다는 말을 남영신 전 육군참모총장에게서 들었다’는 내용을 담았고, 이 내용을 사전에 입수한 언론사 두 곳이 전날 이런 내용을 최초 보도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취임 뒤 언론사 기자를 고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부 전 대변인에 대해서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실 및 관저 이전은 국민과의 약속인 대선 공약을 이행한 것으로, 수많은 공무원들의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실행한 것”이라며 “악의적, 반복적으로 가짜 뉴스를 만들고 확산하는 행위에 대해서 일관된 기준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수차례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러 사람의 말로 전달된 풍문이 정치적 목적으로 가공될 때, 얼마나 허무맹랑해질 수 있는지 ‘청담동 술자리 가짜 뉴스’ 사례를 통해 국민들께서 목도하셨을 것”이라며 “주권자인 국민 앞에 ‘대통령 관저 이전에 천공이 관여했다’는 중대한 의혹을 제기하려면, 최소한 천공의 동선이 직·간접적으로 확인되거나 관저 출입을 목격한 증인이나 영상 등 객관적 근거라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아울러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고 청와대를 국민 품에 돌려드린 지 이미 9개월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이전과 관련한 거짓 의혹 제기만 되풀이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