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한 뒤 졸업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기득권 카르텔을 깨고 더 자유롭고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고 함께 실천할 때 혁신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 해결 과정에서 ‘검사 아빠 찬스’ 논란을 일으켜 불공정 논란에 휩싸인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취소’ 사태 직후 이뤄진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창의가 존중되고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곳에서 혁신이 탄생했다”며 졸업생들에게 “혁신을 이끌 리더가 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학창 시절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의 연구실을 드나들던 추억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2023년 2월 학위수여식’ 축사에서 “혁신에는 기득권의 저항이 따르게 돼 있다. 우리가 이를 극복할 의지와 용기를 가지고 있을 때 혁신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자유와 공정을 담보하는 법이 짓밟히고, 과학과 진리에 위배되는 반지성주의가 판치고, 기득권 카르텔의 부당한 지대추구가 방치된다면 어떻게 혁신을 기대하고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며 집권 2년차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의지를 거듭 밝혔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학창 시절 이 대학 인근 연희동에서 거주했고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연구실에 자주 찾았던 일화도 꺼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연세의 교정은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아버지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 또 아름다운 연세의 교정에서 고민과 사색에 흠뻑 빠졌고 많은 연세인과 각별한 우정을 나눴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한 뒤 대학 졸업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화여대 졸업식에 참석해 여성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졸업식에, 문재인 대통령은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졸업식에 참석해 과학기술 강국 실현을 강조한 바 있다. 연세대에서 졸업 축사한 경우는 윤 대통령이 유일하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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