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 있는 백악관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엔비시>(NBC)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한국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도청 의혹’이 “한-미 동맹을 지탱하는 철통 같은 신뢰를 흔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엔비시>(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은) 자유 같은 가치 공유에 기반을 둔 동맹이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에 진행자인 레스터 홀트는 “친구가 친구를 염탐하는가”라고 반문했고, 윤 대통령은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볼 수는 없지만, 신뢰가 있으면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인터뷰는 전날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과 관련해서도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검토하고 있다”며 백악관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 압력을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고 <엔비시>는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공개된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대규모 민간인 공격이나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 등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 발생을 전제로 인도주의적·재정적 지원 이상의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후 러시아의 반발이 커지자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는 “어떻게, 무엇을 지원하느냐 하는 문제에 있어선 우리는 우리나라와 전쟁당사국 간 다양한 직간접적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발 물러난 입장을 취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핵 문제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처를 할 경우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제안한 바 있으나, 북한과의 그런 협상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감히 핵무기에 의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6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도감청 문제는 동맹이 흔들림없이 진행되려면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를 받아내야 된다. 혈맹이면 당연히 그래야 된다”며 “(한-미 사이버 협정에) 어떤 방식으로든지 대한민국 대통령실에 대한 도감청은 안 된다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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