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외교

MB ‘대리’ 운전, YS는 조깅…역대 한-미 정상 ‘케미’는?

등록 2023-04-26 16:23수정 2023-04-27 14:54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 관저에서 열린 친교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질 바이든 여사와 준비한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 관저에서 열린 친교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질 바이든 여사와 준비한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25일(현지시각) 윤 대통령 부부는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미국 워싱턴디시(DC) 백악관 대통령 관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대면했다. 선물을 교환하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역대 한-미 정상회담을 보면, 두 나라 정상이 공식적인 회담장이나 기자회견장에 밖에서 격의 없이 소통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 경우가 많았다. 두 나라 정부는 이러한 모습이 담긴 사진과 두 정상 간의 대화 내용을 적극적으로 노출했다. 역대 한-미 정상회담의 인상적인 장면들을 짚어보면, 이러한 모습을 통해 끈끈한 관계를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두 나라의 정치적 속내가 엿보인다. ‘친분’을 너무 과시할 경우 자칫 ‘굴욕외교’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참전영웅에 굽힌 무릎

2021년 5월21일 오후(현지시각)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국전쟁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5월21일 오후(현지시각)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국전쟁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활짝 웃었던 순간은 2021년 5월21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사전행사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전 백악관에서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쟁 참전영웅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당시 94살)에게 미군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미 대통령의 명예훈장 수여식에 외국 정상이 동석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라고 한다.

“대통령님, 함께 서주시겠어요?”(Mr. President, do you mind standing here too?) 훈장 수여식을 마친 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계획에 없던 기념촬영을 함께해달라고 권했다. 휠체어에 앉은 퍼켓 대령의 양옆에 두 정상이 무릎을 접고 나란히 포즈를 취하자 현장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지기도 했다.

통역 없이 10여분 백악관 안뜰 산책

2013년 5월7일(현지시각) 박근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 경내에서 산책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3년 5월7일(현지시각) 박근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 경내에서 산책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7일 한·미 동맹 60주년을 맞아 백악관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가졌다. 2시간 이상 이어진 정상회담이 끝나고 오찬회담 직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산책을 제안해, 두 정상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10여분 동안 백악관 안뜰 로즈가든을 걸었다. 박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통역자 동행 없이 단둘이 걸으며 나눈 대화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족관계 등이 대화 주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카트 대신 몰아 굴욕외교 비판

2008년 4월18일(현지시각) 이명박 전 대통령이 워싱턴 디시(D.C) 북쪽 메릴랜드주 미국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옆자리에 태운 채 골프 카트를 운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8년 4월18일(현지시각) 이명박 전 대통령이 워싱턴 디시(D.C) 북쪽 메릴랜드주 미국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옆자리에 태운 채 골프 카트를 운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8년 4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일정은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이었다. 당초 계획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직접 운전하는 골프 카트를 타고 캠프 데이비드 경내를 둘러보는 것이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이 즉석에서 “운전하겠느냐?”(You want to drive?)고 묻자 이 전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운전석에 올라탔다.

이 전 대통령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자, 부시 전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파인 드라이버”(fine driver·훌륭한 운전자)라고 했다. 두 정상은 1시간40분 동안 이 전 대통령이 운전하는 카트를 타고 캠프를 돌았다. 당시 미국을 방문한 손님인데도 직접 카트를 몰았다는 비판이 나오며 ‘굴욕외교’ 논란도 불거졌다.

길 안내하고, 같이 아침 조깅

2003년 5월14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3년 5월14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3년 5월14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1946년생 동갑내기'의 회담으로 주목받았다. 두 정상은 초면이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길을 안내하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의 진보 대통령과 미국 보수 대통령의 첫 만남에 대한 두 나라 여론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장면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야기하기 참 편한 상대라는 점을 알게 됐다. 그는 의견을 매우 명확하게 표현했고, 이해하기가 쉬웠다”고 말했다.

1993년 11월 25일 미국을 찾은 김영삼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과 조깅을 하고 있다. e영상역사관
1993년 11월 25일 미국을 찾은 김영삼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과 조깅을 하고 있다. e영상역사관

1993년 7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조깅’으로 기억된다. 골프광으로 소문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애초 김 전 대통령에게 골프 회동을 제안했지만 “재임 때는 골프를 치지 않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들어 김 전 대통령이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절충안으로 7월11일 아침 두 정상은 청와대 녹지원에서 만나 15분20초간 조깅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스무살 가까이 어린 클린턴 전 대통령의 속도에 뒤지지 않겠다며 조깅 전 참모들에게 각오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그해 11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백악관 주변 조깅 트랙을 함께 달렸다.

1993년 7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방한 중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조깅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3년 7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방한 중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조깅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관저 비리 ‘전 정부 탓’하던 김용현 결국…‘이상민에게 물어라’ 1.

관저 비리 ‘전 정부 탓’하던 김용현 결국…‘이상민에게 물어라’

합참 “북한 쓰레기 풍선 넉 달간 5500개…선 넘으면 군사 조치” 2.

합참 “북한 쓰레기 풍선 넉 달간 5500개…선 넘으면 군사 조치”

조국 “이재명 정치생명 박탈하겠다?…정치 억압” 3.

조국 “이재명 정치생명 박탈하겠다?…정치 억압”

친윤 장예찬 ‘용산행 무산’ 보도에…“대통령 격노, 조사 지시” 4.

친윤 장예찬 ‘용산행 무산’ 보도에…“대통령 격노, 조사 지시”

윤, 박근혜 탄핵시킨 국민 ‘끓는점’ 데자뷔…10월 레임덕 오나 5.

윤, 박근혜 탄핵시킨 국민 ‘끓는점’ 데자뷔…10월 레임덕 오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