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부각하고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와 성과는 하나의 시작일 뿐이며, 한-미 동맹의 영역은 계속 확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성과가 없었다는 비판을 받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지원법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국빈 방미는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고, 한-미 동맹이 그간 걸어온 역사를 되새기며, 한-미 동맹이 앞으로 나아갈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의 모두 발언을 생중계로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국무회의 때도 23분에 걸쳐 한-일 정상회담 성과와 배경, 대일 외교 기조를 설명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전쟁의 참혹한 상처와 폐허를 극복하고 오늘의 번영을 일구며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기까지 미국은 우리를 많이 도왔다”며 “세계 최강 국가와 70년 동안 동맹을 맺어왔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한-미 동맹의 70년 역사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국가관계에 있어 고마운 것이 있으면 고맙다고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열심히 일하고 미국이 우리 성장에 동맹으로 지원해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언급하며 “우리의 자유를 지키고 가꾸어 오는 길에 함께 동행해 준 미국에 우리 국민을 대표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한-미 동맹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양국 국민과 전세계에 알렸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또 ‘워싱턴 선언’이 한국형 확장억제 실행계획을 담고 있다며 “한·미간 고위급 상설협의체로 신설된 핵협의그룹(NCG)은 한·미간 일대일 관계로 더 자주 만나 더 깊게 논의한다는 점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핵기획그룹(NPG) 보다 더 실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수 쪽에서도 역내 배치된 핵무기 운용에 참여하는 나토의 핵기획그룹에 견줘, 핵협의그룹의 실효성이 약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또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한·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차세대 핵심·신흥 기술 대화, 50여건의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열거하며 “이번 방미에서 자유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 동맹은 첨단 과학 기술 동맹으로서 양국 국민과 세계 시민의 자유와 번영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으로부터 얻은 것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지원법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한-미 동맹은 단순히 이익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편의적 계약관계가 아니다. 한-미 동맹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동맹”이라며 “그러므로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하는 정의로운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안보에서 산업, 과학기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한-미동맹이 청년 미래세대에게 더 큰 기회의 플랫폼이 되도록 면밀한 후속 조치를 취해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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