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지난 2019년 6월24일 유튜브 ‘신의 한수’에 출연해 진행자와 대화하는 모습. 유튜브 ‘신의 한수’ 채널 갈무리
새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유력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보수 우파의 제대로 된 분들은 지상파를 보지 않는다”며 해당 유튜브 채널에 “힘을 보태겠다”고 언급한 사실이 11일 뒤늦게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내며 방송독립과 언론자유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그가 극우 유튜브에서도 이런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내면서, 방송의 공적 책임, 균형 발전을 총괄하는 책임자 역할을 맡는 게 적합한지를 두고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특보는 지난 2019년 6월6일과 24일, 두차례에 걸쳐 공개된 유튜브 채널 ‘신의 한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특보는 “과거 보수를 떠받친 몇개의 축이 있다”며 “밉든 곱든 보수 언론이 제일 크고, 그다음에 재계다. 진보 정권이 와도 재계를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었고, 건드린들 꿋꿋한 역할을 했다. 전경련, 경총이다. 그다음이 공무원 조직, 경찰이다. 그런데 지금 어떻게 됐나. 다 무너졌다”고 했다. 언론뿐만 아니라 재계와 공무원 조직 전반을 정치적 집단으로 묘사한 것이다.
이 특보는 이어 “보수 언론에서 ‘열심히 하는데 왜 그래’ 섭섭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과거보다 컨트롤이 더 심해지고, 종편 재허가를 무기로 압박을 가하니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게 사실”이라며 “지상파는 말할 것도 없다. 보수 우파의 제대로 된 분들은 아예 지상파 방송을 안 보니까. ‘신의 한수’를 보지. 그러니까 논외”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언론 상황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신의 한수 채널은 ‘21대 총선 투표조작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지지 선언’ 등 허위 사실과 극단적인 주장을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특보의 발언은 언론을 정치 진영 논리에 따르는 객체로 본다는 점에서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은 “이 특보를 방통위원장으로 지명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극우 유튜버 채널에서 한 발언을 통해 최소한의 균형 감각도 갖추지 못한 채 극우 보수로 기울어져 있는 편향된 언론관을 확인할 수 있다”며 “즉각 특보직을 사퇴하고 극우 유튜버로 자리를 옮기라”고 반발했다. 이용성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자문위원장은 <한겨레>에 “지상파 방송은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도 공적 영역으로 중요한 의미를 여전히 가진다”며 “방송 공공성과 독립성을 지키는 방통위 수장 역할을 맡기엔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도 “정치권이 방통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어떤 사람들을 앉히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 특보가 만약 그 자리에 간다면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발언”이라고 짚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이 특보를 방통위원장으로 지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지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게 맞는다”고 했다. 여론을 살피며 정치적 시점을 고려하는 단계로 풀이된다.
이 특보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소속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특보 자녀 학폭 사건은 정순신 전 검사의 ‘법기술’을 뛰어넘는 ‘권력기술’ 사건”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이 특보 아들의 학폭 사건 피해자가 최소 4명이며 학교폭력도 1년여에 걸쳐 이뤄졌다며 “특보 자리도 지금 당장 내려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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