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겸허히 수용해야”, 민주 “깡통보고서”…IAEA보고서 공방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 이태규 의원, 조경태 의원(왼쪽부터)이 4일 오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로 상권이 침체된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오찬으로 회를 먹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 결론을 내놓자, 여야는 ‘아전인수식 공방전’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야당을 겨냥해 “이제 괴담 정치를 중단하라”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국제원자력기구 보고서를 “핵폐수 안전성 검증을 못 한 깡통 보고서”라고 깎아내렸다.

이날 오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인체, 환경적 방사능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국제원자력기구의 최종 보고서 내용이 발표되자 국민의힘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11개 국가의 원자력 분야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원자력기구 티에프(TF)가 거의 2년 동안 작업한 결과인 만큼, 우리 역시 국제사회의 중추 국가로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추후 있을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보고서 내용에 무게를 실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이제 괴담 정치를 중단하고 오직 국민 안전을 위한 후속 대책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야권은 국제원자력기구가 내린 결론의 신뢰도에 강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저녁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원자력기구는 핵폐수 안전성 검증 책임을 사실상 방기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한 성능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또한 국제원자력기구는 그동안 지적되어온 일반안전지침(GSG)-8, 9 위반 등 오염수 해양 방류의 정당성 확보, 최적 대안 여부 등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일본 정부에 책임을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또 “오염수 해양 방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도된 오염수 유출, 방류 시설의 고장으로 인한 비계획적인 유출 등에 대한 검토마저 없었다”고 짚었다. 대책위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과 상상을 받아쓰고 오염수 방류 결정과 배출 책임은 모두 일본에 있다고 말하는 깡통 보고서에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안전을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민주당은 5일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열어 구체적인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검증의 한계가 명확하고, 여전히 전문가들의 이견이 확실하며, 전체적인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놓은) 성급한 보고서에 비판과 유감을 밝힌다”고 논평했다.

강재구 신민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