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6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전면 금지한다고 5일 밝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포시 서울 편입’에 이어 개인 투자자들을 겨냥한 ‘공매도 금지’를 내놓으며 여당과 정부가 이슈를 주도하려는 모양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고금리와 이스라엘-하마스 무력분쟁 등으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선제 대응할 필요성이 있고, 불법 무차입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금융위는 △기관과 개인의 공매도 불공정 문제 해소 △무차입 공매도 방지책 마련 △글로벌 투자은행(IB) 전수조사 등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공매도’란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남의 주식을 빌려 팔고, 그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면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지난달 비엔피(BNP)파리바와 에이치에스비시(HSBC) 등 글로벌 투자은행이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 채 수백억원대의 불법 공매도를 한 사실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되면서 일반인 개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요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 비공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공매도 제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은 정부에 공매도와 관련해 지적된 제도적 문제점들을 개선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고 말했다.
손현수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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